다음은 서울대교구 노인대학이 설립10주년을 기념하여 10월 20일 오전 10시 프란치스꼬회관에서 개최한 학술강연회의 강연내용중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이다. 발췌내용은 한상호 신부(수원가톨릭대학)가 강연한 「교회안에서의 노인사목의 중요성과 그 방향」이다.
동양문화권 안의 노인들은 가족들과 사회로부터 극진한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따뜻하게 부양받는다하여 서양사람들은 동양나라들을 「노인들의 천국」이라 여겨왔다.
그러나 현대의학의 급진적 발달과 경제성장 산업적 발달과 경제성장 산업화와 도시화 등의 현상으로 노인들의 지위와 귄위는 점차 위협을 받게 되었고 불가피한 핵가족의 형성으로 고독과 소외감같은 심리적 문제를 야기시키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변천과 함께 노인층은 종래의 지위와 권위 뿐만아니라 부양문제까지도 어려워져 공적인 사회부조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로 돌입하고 있는 형편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노인문제를 위해이미 국가적인 차원에서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뜻있는 여러 기관등에서도 노인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배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대책마련에는 요원한 느낌이다.
◆노인과 교회
미국을 비롯한 구미제국에서는 노인들의 70~90%가 종교활동에 참여하고있고 또 어느 종파를 막론하고 신도를 중에서 가장 강한 열성을 보이는 계층도 주로 노인들로 나타난다. 대체적으로 노년문제 전문가들은 종교가 노인들에게 매우 중요하며 노년기 적응에 매우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2년전 본인이 미국에서 이주해 살고있는 65세이상의 한국 노인 1백 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도 종교를 가지고 있는 노인들이 종교가 없는 노인들보다 높은 심리적 안정도와 생활만족도를 나타내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종교생활을 통하여 얻게되는 심리적 영성적 요인들에 기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종교단체를 통하여 받게되는 여러 복지혜택이나 이웃과의 만남, 공동체 참여 등과 같은 요인 때문인지는 상세히 분석해보지 않았지만 어떤 이유이건간에 교회생활이 노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괄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가톨릭교회를 살펴 볼때 대략 전체 가톨릭인구의 10%이상이 60세이상의 노인으로 볼 수 있다면 우리 교회안에는 약 20만명의 노인들이 있는셈인데 이를 위해 우리 교회는 그동안 과연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사목활동을 펴왔는지 주목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우리교회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많은 신경을 쓰면서도 노인들에게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느껴진다.
그저 아플때나 임종시에 병자성사를 베풀어주는 것으로 만족하는 본당도 적지않다고 본다. 더구나 노인들은 나이가 많아서 사고방식이 구식이고 고집이 세다는 등등의 구실로 교회의 봉사직책이나 책임에서 제외시키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교회의 분위기 속에서 노인들은 자신들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당한채 자칫하면 교회공동체로부터 소외된 듯한 느낌을 가질수도 있다.
◆노인사목과 교회의 기능
노인들의 안녕과 원만한 노년기를 위해 교회가 담당할 수 있는 사목적 기능을 실리적 ㆍ 영성적면과 사회복지적 측면으로 크게 분류시켜 볼 수 있겠다.
우선 심리적 ㆍ 영성적인 영역에서 교회가 역점을 두어야할 것은 첫째, 노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긍정적인 수용이다. 늙어간다는 것은 세상에 태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처럼 하느님의 창조계획안에서 아주 자연스럽고 축복스러운 현상으로서 우리 모두가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해야할 중요한 시기임을 깨닫도록 해주어야 한다. 둘째, 인간의 존엄성과 자아상 확립이다. 생산과 물질쾌락위주의 현대사회에서 노인들은 스스로 무력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기 쉬우나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 모상대로 창조된 소중한 인격체로 살 권리와 의무가 있으며 하느님의 사랑안에 머물고 있음을 느끼도록 해주어야 한다. 셋째 건전하고 긍정적인 내세관이다.
현세생활에 대한 집착이나 욕심보다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더 큰희망과 열망으로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며 지난날의 삶에 대해 질책하는 하느님이 아니라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는 분으로 깊이 인식시켜준다.
이러한 노인들의 내적적응을 위해 교회는 피정이나 기도회, 신앙교육의 기회를 자주 베풀어주고 필요하다면 개인상담이나 그룹지도도 실시한다. 중병이나 특별사정으로 성당에 나올수 없는 노인들을 위해선 수도자나 특별히 준비된 봉사자를 파견, 적절한 영신적 혜택을 베풀어줄 수 있었야한다.
또 본당 사목협의회 기구안에 노인 사목분고를 설정하거나 사목임원으로 초대하고 가능하다면 노인들을 위한 미사를 정기적혹은 특별한 시기에 자주 봉헌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다. 마지막으로 노인들을 중심으로한 신심단체를 형성, 함께 모여 기도하고 나누며 봉사할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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