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선언이후 곪을대로 곪은 노동자의 외침이 전국에서 들려왔고 이 산골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 때문에 수난을 당하고 크게 아픔을 겪은 본당은 아마 전국에서 우리 본당 뿐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노사분규가 끝나고 겉으로는 평온을 되찾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것 같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아픔을 주고 받으면서 조심스럽고 어려운 교우들과의 관계나 지역감정 또한 무시할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 본당은 광산지역에 자리한 본당으로서 광업소의 간부직원이 다소 있긴하나 거의가 광부들이다.
이런 공동체 속에서 이쪽의 어려움에도 저쪽의 어려움에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신부님 수녀님은 난처한 입장이었으나 평소에 항상 『교회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 노동자 농민의 편에 서야하며 정의에 입각해야 한다』라는게 우리 본당 신부님의 가르침이며 신조다. 그러니 억울한 노동자의 외침에 한말씀 없을리가 없지 않은가? 힘없는 노동자에게 『힘내라』고 한마디 하신게 경영주 기업주측에게 못마땅 할 수 밖에….
노사분규중 우리 신부님에게 『죽여버리겠다』 『신부배엔 칼도 들어가지 않느냐?』『사제관에 폭발장치를 하겠다』『성당을 부숴 버리겠다』는 등등의 협박공갈로써 신부님을 괴롭혔고 불량배를 동원시켜 성당마당까지 들어가 농성을 벌이게도 하였다.
교우들은 교우들대로 서로의 처한 입장에서 미묘한 감정들이었고 직장에선 천주교 신자의 탄압이 있었고 교회는 교회대로 교회행사에 차질을 빚고…이런 어려움을 겪고 이제 겨우 제자리로 돌아오는것 같지만 그러나 아직도 그 여운은 남아 눈에 보이지 않는 잔잔한 파문이인다.
아직도 직장에선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탄압을 받으며 그로 인해 쉬고 있는 교우도 있고 앞으로 천주교 신자는 취업시키지 않겠다는 광업소도 있다.
어떠한 역경이나 환난에서도 우리가 그리스도 신자임을, 우리가 한형제 자매임을 잊지 말아야 겠다. 그리고 구속되어 아직도 풀려나지 못한 형제와 그 가족들의 아픔과 괴로움을 함께 나누며 진정으로 위로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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