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서산너머로 기울어져가며 교회의 전례달력으로는 마지막 달이고 또한 구세주를 기다리는 대림시기와 함께 새해가 시작되는 계절에 위령성월을 정한 것은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인것 같다. 모든 생물체들이 죽어야 부활하듯이 인간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존재이며 나뭇잎이 앙상한 나무가지에서 추위와 눈보라에 시달리며 언젠가는 떨어져 썩어야할 자연의 법칙과 같이 인간의 운명도 하느님 외에 알지 못하며 죽음의 행진을 걷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은 시기적으로 죽음이 많다보니 망자들에게 하느님의 모상 (진·선·미)대로 정성껏 봉사할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하느님께서 인간들을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하시고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 내셨다』는데 각박하고 부조리와 모순된 생활에서 생존하고 있는 인간들은 하느님의 사랑이 결핍된 행위를 상가시에 종종 볼 수가 있다. 작년에 나의 친구 처남이 태풍으로 회사공장 지붕이 파손되어 수리하다 낙사한 슬픈일이 있었다. 망자는 교구내에 있는 이름있고 큰 민간 종합병원에 안치되었다하여 밤늦게 조문하고 친구 및 교우들과 함께 시신을 보기 위하여 영안실 담당자에게 사정하여 보았는데 실망을 아니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비참한 모습이었고 유혈이 낭자한 상태로 안치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장의업이지만 명색이 알아주는 병원에서 그렇게 방치할 수가 있단말인가? 그것이 인간의 도리이며 하느님께서 창세기에 인간을 진흙으로 빛어 창조한 최초의 당신이 모습이란 말인가? 인간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야할 피조물이지만 너무나 허무하고, 인간들이 야속스런 일도 있었지만, 더욱더 가슴 아픈 일은 하느님을 믿는 신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각본당에는 연령회를 조직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냉담자·조당자·구역외 신자·대세자·빈부관계·교회내에서 문제가 되는 교우나 가족 사망시 교회에서 봉사하느냐 안하느냐하여 왈가왈부하는 경우가 있고 상가시마다 일어나는 불미스런 화제에 교우로써 쥐구멍을 찾고 싶을 뿐이다.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받으로 온 것이 아니고 봉사하러 오셨다는데 이것을 믿는 신앙인들로써 이것저것 따져야 하겠는가? 그러면서 어찌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전교를 할 수 있겠는가 살아 생전 교회법을 어기고 주님 곁을 잠시 떠났을 뿐, 그들도 하느님이 간택한 백성인 것이다.
그들의 죄는 하느님의 사심판과 공심판에 맡기고 주님께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했듯이 우리 모두는 죄인이니 망자들을 위해 애덕의 정신으로 겸손하고 죽은 자들이 말없이 순종하듯이 네 마음과 네 생각과 네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듯이 정성껏 봉사하고 기도해 주어야한다. 육신의 인호는 죽었지만 영혼의 인호는 죽지않고 부활하여 영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닥쳐올 우리의 죽음에 대비하고 『오늘은 나 내일은 너』 (Hodie Mihi Cras Tibi) 를 묵상하며 순교성인들의 업적을 본받아 망자 들에게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을 하느님 모상인 진선미 모습으로 되돌려 보내야 하겠다. 주여 모든 연령들에게 천주의 자비하심으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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