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역감정이 외국의 인종갈등만큼 심각하다』최근 광주 대구 등 대통령 후보들의 유세장 폭력사태를 꼬집은 워싱턴 포스트지의 비웃음이다. 물론 이 기사는 현장에서 폭력사태를 지켜본 외신기자의 송고를 바탕으로 하고있다. 이른바 근거있는 소식통·확실한 소식통이 뒷받침하고 있는 기사이기도 하다.
그 외신기자의 눈에 비추어진 유세장의 폭력가 추태가 어느정도 심각했기에 그는 무시무시한 외국의 인종갈등에 비유했을까.
우리는 현실이 외신을 탔을때 그 내용의 99%가 부정적인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있는바다. 도덕성과 민주주의가 완전히 정착했다는 선진외국들의 자(尺)로 재어볼 때 그동안 연출됐던 각종사건, 사태들은 마땅히 비웃음과 질타의 표적이 된다. 사실 우린 그동안 여러나라의 외신 머릿기사를 화려하게 장식해주는 충실한 뉴스메이커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오늘, 우리의 걱정이 태산같음은 까짓 외신기사 몇가지 때문이 아니다. 각 유세장의 추태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속에 깜깜한 미래가 색인되고 있는 현상이 진짜 걱정이다. 우발적인 사태니 조직적인 폭력이니 설전이 난무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폭력 그 자체에 있다. 그같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어찌보면 유세장의 폭력은 예견된 사태였다고 말할 수 있다. 유세장의 인파가 곧 대권을 결정짓는 최후의 보루처럼 후보자들과 각 정당은 지나치게 사람 모으는 일에 취해있었다는 얘기다.
이들 후보들이 그들이 입버릇처럼 되풀이하는「지역감정해소」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면「몰표」끌어모으기 위한「바람작전」들을 펴지않도록 사전조정이 있어야 했다.
유세장의 인원에서 대세를 잡겠다는 이들의 발상에서 소아병적현상을 읽어야한다면 정말 슬픈일이다. 선거라는 절차앞에서 네편내편으로 갈라져 치고받고 싸운다면 우린 아직 미숙아임에 틀림없다.
이 시점 각정 당과 후보자들에게 엄숙하게 한마디하고자 한다. 바로「말없는 다수를 두려워하라」는 것이다. 금품에 이끌려, 지역에 이끌려, 정에 이끌려 무리짓고 다니는 사람들의 수보다 조용히 지켜보는 유권자수가 훨씬더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말없는 다수, 그들은 어떠한 폭력도 어떤 종류의 불상사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바로 알아들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각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우리광주」「우리대구」「우리부산」을 지워버려야 한다. 우린 같은 말을 하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피를 나눈, 하나의 한국사람임을 뼈 속 깊이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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