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리 조급한가. 무엇이 그렇게 바쁜가. 세상이 모두 바쁘고 조급하게 서두르고 있다. 마음이 어느 한 곳에 여유를 두고 쉴틈이 없다. 끝없이 쫓기기가만 한다. 일에 쫓기고 시간에 쫓기고 돈에 꽃기면서 허겁지겁 살아간다. 왜 그러한다. 마음이 쫓기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서두르고 있는 그 많은 일들이 대개는 부질없는 욕심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랴. 더 많이 가지고 싶고 더 좋은 것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서 나온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반드시 필수적으로 따라야할 물건이 있으리라. 적어도 그정도는 갖추어야만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거느리고 살 수 있는 재물이 있으리라.
거처할 방과 철따라 갈아입을 한두벌의 옷과 또 삼시 세끼를 끓일 고량이 있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닐는지. 그러나 사람들이 그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허욕은 끝없는 집착을 만들고 사람을 바쁘고 조급함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허나 그것은 모두 부질없는 일. 사람을 더욱 목마르게 하고 기진하게 할 뿐이다.
무소유의 넉넉함이란 말이 있다. 소유에의 집착을 버리고 마음을 가난하고 맑게 가질 때 찾아오는 넉넉함이다.
이 넉넉함이 사람의 마음에 여유를 만들어 주고 비로소 사람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여백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삶이 그무엇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
일전에 건축가인 어느 친구를 만난 자링에서 이런저런 이이ㅑ기 끝에 이런말이 나왔다. 『좀 있는 사람들이 집이라고 짓는 것을 보면 모두 외형에만 정신이 팔려 겉치레에 온통 돈을 다 써버린다고』
어찌 집뿐이겠는가. 의식주가 모두 겉치장과 외형에만 정신이 팔려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흥청거리고 있는게 아닌가. 물론 살아가는데는 겉치레를 해야 할 때도 있으리라. 좀 격을 뛰어 넘은 여유있는 구석도 필요하리아. 그러나 그것도 평상심이 되어서는 안된다.
가시적인 물량중심으로만 생각하는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자기를 잃어버리고 방황하고 있지는 않는가. 무엇이 자기회복을 가져다불 것인가.
지금까지 이난을 맡아주신 오세완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는 권국명씨(시인 대구가톨릭대 강사)께서 수고해 주시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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