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낙엽이 뒹구는 초겨울이다. 올 팔월부터 위령성월인 11월의 문턱에서 나는 넉달사이에 뜻밖에도 네 사람의 죽음을 접했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수수께끼처럼 가버린 사람들….
첫 영혼은 내 윗니, 아랫니 서른 두개가 몽땅 빠져버린 기분이었던 무정한 사람. (선배님)
둘째 영혼은 이웃 베사메쵸 아저씨다. (팝송「베사무쵸」를 좋아한다던 술주정뱅이)
셋째 영혼 역시 윗니「다섯개의 몫」을 차지한 귀한 사람. (나와 가장 친한 친구 남편)
마지막은 내 친척 할아버지이시다. 우리 결혼 주례자이셨던 까닭에 이렇게 비몽사몽간에 인간의 무상함과 허무를 절감할 수 밖에 없는가!
『봄 풀은 해마다 다시 푸르지만, 사람은 한번 가면 다시 오지 않네』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명심하라』
이렇게 노래하고 울어봐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공허로움!
그러던 13일의 금요일밤 목석같은 남편이「김자경 제13회 독창회」티켓이 있다며 서울「호암아트홀」로 같이 가자 청했다. 그날 그 팜프렛에 이런 글이 있었다.
어머니의 유언-『항상 천당과 지옥이 있나하고 어머님께 질문할 때마다 어머님은 성경을 펴서 읽어주시곤 하였다. 운명하시기 3일전부터 나에게 자경아, 내가 만일 죽으면 엄마가 천당을 갔나? 지옥을 갔나? 가르쳐 주마. 네가 이 사회와 이 나라에 큰 일꾼이 되고 하느님 보시기에 훌륭한 음악가가 되면 엄마는 천당간줄 알고 그 반대로 쓸모없이 불쌍한 사람이 되면 엄마는 지옥간 줄 알아라』
나의 일생을 통하여 어머님 천당가시게 해야겠다는 부단의 노력과 나도 어머님따라 천당가서 뵙겠다고 진실한 삶을 살려고 내 생명 다 할때까지 노력하며 살고 있다.
야훼여!
망자의 유족들을 통하여 주님의 빛을 이 세상에 비추게 해주옵소서. 죽은이와 산이가 천국에서 만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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