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또회 왜관 대수도원의 임세바스띠 임신부(독일인·52)의 회복은 그의 사고경위를 알고 있는 이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임신부는 지난 7월 24일 자신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과속의 직행버스와 정면충돌, 승용차 자체와 함께 버스밑에 완전히 묻혀버렸다. 당시 임신부의 승용차는 엉망이돼 구겨져 있었고 임신부의 옆에 탄 사람은 즉사했다.
담당 의사는 『그 환자는 늑골갈비뼈가 다 망가지고 폐와 가슴 사이엔 피가 가득 고여 숨도 제대로 못쉬었으며, 심장박동은 불규칙했고 골반·다리·손목 등의 뼈란 뼈는 다 부숴져 성한 곳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며『통상 그 정도면 생명을 건질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임신부는 현재 위급한 상태가 아닐 뿐만아니라 치료의 마지막 단계인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무엇이 만신창이가 됐던 그를 구하고 있는가?
경북대병원 경희수 주치의는『기도의 힘이 으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사실 임신부의 사고소식을 듣고 그가 속한 수도회 형제들과 수녀들은 수많은 기도의 꽃다발을 바쳤다.
또 임신부의 은혜를 입고도 갚을 수 없었던 가난한 이들의 기도가 하늘에 메아리쳤을 것이다.
나환자사목·분도출판사 사장·시청각실 운영 등 1인 3역을 해냈던 임신부는 사실 갖가지 방법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접근할 줄 알았다.
늘 빛바랜 베레모에다 헐렁한 작업복차림의 임신부는 오랫동안 나환자들과 벗하면서 힘있고 돈있는 이들에게 바른 말하며, 저임근로자·병든이·버려진 아이들·노약자 등의 소외계층을 좋아하며 찾아다녔다.
임신부와 오랫동안 일하던 수사는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의 청을 한번도 외면하지 않았다』면서 임신부의 생활모습을 전했다.
현재 골반이 완치되지 않아 왼쪽다리를 사용할 수 없는 임신부는 자신의 큰 소망『걸을 수만 있다면···』하는 원을 갖고있다.
주치의가 말했듯이 기도의 힘이 임신부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면 많은 신자들이 새롭게 봉헌하는 기도는 임신부의 왼발을 힘차게 내뻗게 해서 가난한 이를 찾는 아름다운 발로 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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