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은혜와 힘을 몰고 왔다고 믿겨지는 한 착한사제의 도움으로 고통의 와중에서 행복의 문(門)에 들어선 우리집 이야기를 펼치는 내 맘은 떨리기만 합니다.
불과 2년도 되지 않은 그때. 캄캄한 암흑 속에서 답답한 맘을 움켜쥐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나는 위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은행에 다니는 남편과 2남1녀와 함께 살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시집은 이듬해 시누이 시동생 결혼시키고 내 집 마련을 위해 뛰려는 때, 하늘같이 믿던 남편이 돌연 다리가 마비되면서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그저『으으』하는 소리만 냈습니다.
그 40일 동안 남편은 꼼짝하지도 못해 대소변까지 받아내게 해야만 했습니다.
남편의 병은 급성간염에다 허리 다리가 마비되는 합병증으로 병세는 악화만 되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산교구외방선교회 12월 첫 금요일 미사에 참례하던 중「나자렛 평화의집」을 돌보시던 오수영 신부님의 안수를 권하던 이의 말이 불현듯 생각났습니다.
그날 미사는 최재선 주교님 대신 오 신부님께서 집전하셨습니다.
미천한 저는 미사 후 신부님께 감히『나이 30인 젊은 남편이 죽게 됐습니다. 신부님 저희 집을 한번 방문 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하고 그 옛날 예수님께 매달린 백부장처럼 신부님께 매달린 것입니다.
신부님께서 누추했던 저의 집(전세금 4백만 원짜리)을 방문해주시자 저는 감격에 겨워 인간적인 힘으로만 난관을 극복하려는 자세를 뉘우치고『하느님께 의탁하면 되겠구나』하고 주님께 맡기는 생활을 하게 된 게기가 됐던 것입니다.
그 후 신부님은 한의사까지 모시고 다시 저의 집을 방문, 신부님 잡수시라고 어느 신자가 선물한 웅담 (1백만 원 상당)을 두 번에 걸쳐 가난한 저의 남편에게 주셨을 뿐 아니라 봉성체도 4번이나 해주셨습니다.
오 신부님은 연산동본당 이청수(야고버)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는데, 이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는데, 이 선생님은 무료로 계속 한약을 지어 주셨던 것입니다.
오 신부님이 처음 다녀가신지 한 달되던 1985년 첫 금요일 피검사 결과가 나왔었는데, 간염이 놀랄 정도로 완전히 완쾌됐습니다.
먹을 양식은 다 떨어지고 간염은 나았다하나 다른 여러 가지 병명은 알 수도 없고 빚은 빚대로 갚을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쌓여 만가, 처참의 극을 달리던 우리가족을 신부님은 예수님같이 돌봐주었습니다.
정말 저는 하늘이 시끄러울 정도로 매달렸습니다.
간염이 낫자 허리통증에도 불구, 집안 꼴을 보다 못한 남편을 휴직기간이 끝날 무렵에 은행 (부산은행)에 출근을 했습니다.
어머니와 두 아이들과 아내를 먹여 살리기 위해 복직한 남편은 출근한달 만에 또 쓰러졌습니다.
부산 백병원에 입원, 처참한 모습으로 반죽음을 당하며 특수 촬영한 결과는 이상한 이물질이 척수에 있다는 것이요 간염을 앓았기에 수술도 불가능하다는 내과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의사들끼리 큰 논쟁을 거듭하던 끝에 결국 목숨을 건 대수술을 하기로 확정됐습니다.
수술하기 전날 밤, 남편과의 마지막 밤이라 생각하니 그대로 있을 수 없어 환자를 주무시게하고 초량성당의 철야기도회에 참석했습니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으면 수술할 수도 없는 병이 부분마취만으로 단행돼야하는 수술.『마취가 깨어나지 않으면 그대로 저 세상에 간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나는 남편을 보낼 준비로 기도회에 참석했습니다.
남편의 마지막 날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론 기도 외에 택할게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인제의과대학에서 처음 있었던, 기적같이 깨끗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후 의사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빨리 완쾌, 남편은 인제의대교수들과 학생들 앞에서 병에 대해 보고하러까지 가고 특수한 병이 기적처럼 나았다고 책으로까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는 1천50만원짜리 새 집을 장만,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에 이사했습니다.
남편의 병으로 진 빚 1천만 원은 뜻밖의 일로 깊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남편의 회복, 빚의 청산 등 난문제가 이렇게 놀랄 정도로 풀린 것이 바로 오 신부님을 통한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믿으며 우리같이 보잘 것 없던 이를 잊지 못 하시던 신부님에게서 예수님을 보는듯했습니다.
이번 5월부터 새 직장으로 출근하고 있는 남편을 고통을 통해 하느님께 가까이가게 됐고, 우리집은 5월 화창한 성모님의 봄날처럼 밝고 희망차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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