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예수 성심성월이다. 교회가「예수성심께 천하 만민을 바치는 기도」를 하면서 성심에 대한 우리의 신심을 쇄신하도록 촉구하고 성심의 뜨거운 사랑에 더욱 열렬히 응답하도록 권장하는 시기이다.
1856년 교황 삐오 9세는 그때까지 교회 내에 지역적으로 행해져오던 예수 성심 공경을 온 교회에 지시하고 성심 축일을 온 교회의 축일로 제정했다. 1899년에는 전 세계가 예수 성심께 봉헌됐고 삐오 12세는 성심공경에 관한 회칙을 반포, 더욱 적극적으로 권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예수 성심 공경은 전 교회적인 신심이 되었다.
이러한 교회적 신심이 최근 들어 점차 식어가는 듯 한 느낌을 받는 이때에 신심의 참뜻을 다시 새겨보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 생각된다.
예수성심공경은 상본에서 흔히 보듯이 예수로부터 분리된 신체기관의 일부인 예수의 심장을 따로 공경하는 전(前) 시대적인 이상한 신심이 아니다.
예수성심공경은 살아있으며 천주성자위격과 뗄 수 없는, 예수의 마음과 심장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예수성심은 신(神)ㆍ인(人)그리스도의 전인적 행위의 원천이 되는 중심을 의미한다. 인간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상징하는 그리스도의 심장, 마음을 통해 사랑자체이신 그분의 위격에 도달하는 것이다. 성 요한은 군사의 창에 찔린 그리스도의 심장에서 흘러나오는 피와 물에서 교회의 생명줄인 세례성사와 성체성사를 보았다. 따라서 찔리고 열린 성심은 신인(神人)그리스도께서 인간에게 베푸시는 모든 은총과 사랑과 생명의 근원이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막연한 것이 아니라 가장 구체적임을 알게 해준다.
말하자면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뜨거운 사랑의 화신이다. 인간의 심장을 가진 신이다.『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그러면 너희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오11, 28~30). 그러기에 교회는 성심 대축일에 이렇게 기도한다.『그리스도께서는 지극하신 사랑으로 십자가에 높이 달리시어 우리를 위하여 몸소 당신을 제물로 바치시고, 심장이 찔리시어 피와 물을 쏟으심으로서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성사의 원천이 되셨으니, 모든 이가 구세주의 열리신 성심께로 기꺼이 달려가 끊임없이 구원의 샘물을 퍼내나이다.』
이 그리스도의 신인적 사랑은 인간의 배은으로 상처와 수모를 당하면서도 인간의 사랑의 응답을 애타게 기다린다. 우리의 사랑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삼위의 뜨거운 사랑의 통교 안에서 행복을 누리도록 원하시기 때문이다.
『악에서 선을 끌어내고 죄와 죽음에서 새 생명을 끌어내는 전능한 사랑』(교황님이 가르치는 교리)에 아낌없이, 뜨겁게 응답해야겠다.
특히 성체와 가정의 해인 올해 6월 예수성심성월은 그 어느 때 보다 의미 있게 살아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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