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주일이면 예수성탄 대축일이 임박한 시기이다. 이날은 예수성탄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고 실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제정된「자선의 날」이다.
불우하고 가난.한 자, 병든 자들에게 자선행위를 하지않는 교회의 모습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일것이다. 또한 애긍심이 없는 신앙생활 역시 메마른 사막과 다를바없다.
「자선의 날」은 금년에 제4회째를 맞이했다. 「자선의 날」은 주교회의가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기념한 1984년을 마무리하면서 제정. 복음화 3세기의 장을 여는 하나의 이정표로 기록될 만하다.
그러나 주교회의의 자선의 날 제정 목적은 막연한 측면이 없지않다. 주교회의의 자선의 날 제정발표문을 보면『대림 제3주일을「자선의 날」로 제정하고 그 모금액은 각 교구에서 결핵환자’정신질환자 등 불우한자를 위해 사용하기로 하였다』고 돼있어 설정 의의가 뚜렷하지 못할 뿐아니라 목적이 불분명한 느낌이다.
교회가 특별주일을 제정하여 기도와 헌금을 통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선의 날은 다른 특별주일과는 달리 수혜대상자를「불우한 이웃」으로 하고 있으며, 그 시행은 각 교구차원에서 하는 것으로 돼있다.
따라서 자선의 날 특별헌금은 수혜대상자의『구체성』이 결여돼있고 각 교구별로 시행하기 때문에『전체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세차례에 걸쳐 실시된 자선의 날 특별헌금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대상에게 얼마나 지원됐는지 제대로 집계하기가 어렵다는데서도 잘나타나고 있다.
물론 통계를 뽑기위해서 자선의 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각 교구별 실시결과만이라도 매년 주교회의 차원에서 종합 정리돼야만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자선의 날 제정 이후에도 매월 한차례씩 불우이웃을 위한 2차헌금을 실시하는 본당이 많다.
그리고 대림절이나 사순절동안 많은 본당에서는 성미 모으기 등을 통해 불우이웃을 돕고있다. 말하자면 주교회의가 제정한 불우이웃돕기「자선의 날」은 대림 제3주일 하루이지만 많은 본당에서는 나름대로 자선의 날을 시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본당들이 불우이웃을 돕기위한 재원은 비교적 쉽게 마련하면서도 이를 효과적으로 배분하는데는 많은 고충을 겪고있다. 뿐만아니라 교구청으로 하달된 불우이웃돕기 예산을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고심하는 본당도 많다.
「돈은 벌기보다 쓰기가 어렵다」는 말이있다. 이 말은 자선행위에 있어서도 적용된다고 본다. 십시일반으로 모여진 정성을 가장 적절한 곳에 적합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거교회적으로 모색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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