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분의 老사제가 사제서품 60주년을 맞이했다. 5월 20일 서울대교구의 구천우 신부(89세)가 5월 29일 대구대교구의 이기수 몬시뇰(87세)이 각각「금강경축(金剛慶祝)」이라는 60주년 축하식을 가졌다.
두 분의 축하식에는 교회의 장상들을 비롯 사제단 전원과 수도자 및 많은 신자들이 자리를 함께 해 일평생을 주님의 사업에 헌신하며 살아온 노(老)사제의 숭고한 사제생활을 기리며 몸 건강히 오래오래 사시길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두 분은 모두 19세기말 조선조 말기에 태어나 오늘날까지 2세기에 걸쳐 살아온 한국 교회의 산증인이자 역사이다.
일제 식민치하의 나라 잃은 슬픔과 8ㆍ15해방의 기쁨, 동족상잔의 6ㆍ25전쟁과 휴전, 4ㆍ19와 5ㆍ16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온갖 풍상을 겪어오면서도 오직 한 가지 신념으로 그리스도의 양떼를 돌보며 기쁜 마음으로 묵묵히 걸어온 사제의 길은 착한 목자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다.
사제생활 60년 하면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긴 채 사목에 열중해온 老사제들의 피와 땀이 오늘의 한국 교회를 이렇게 성장 발전케 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리라.
그러기에 서품 60주년의 기쁨은 본인들만의 기쁨이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의 기쁨이며 또한 후배 사제들에게 커다란 용기와 격려를 주는 기쁨인 것이다.
온갖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인내하며 봉사와 덕행으로 사제의 길을 이날까지 걸어오셨기에 노(老)사제들이 받으신 축하와 기쁨은 당연하리라.
90을 바라보는 老사제들의 장수비결은 한 결 같이 순진무구한 어린이같은 마음으로 기쁘게 살아오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두 분 다 교회 어른들에게 순종하시는 모범을 솔선수범하셨다고 한다.
구 신부는 축하식장에서『오늘의 이 영광을 고스란히 추기경님께 돌려드린다』는 말과 함께 참석자 모두들에게 추기기념을 위해 기도해 주기를 부담했다고 한다. 순명과 사랑의 자세를 다시 한 번 보여준 셈이다.
이(李)몬시뇰도 교구장께 미리 말씀 드리지 못하고 떠난 여행지에서『무사히 돌아갈 수 있으니 염려하시지 말라』는 말과 함께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음에 죄송하다는 편지를 즉각 보냈다고 한다.
또 두 분은 자상한 선배로서 후배를 아껴주고 사제단의 일원으로 사랑과 모범을 통해 사제단을 일치케 하고 유지해주시기에 비록 현역에서 은퇴해 계시지만 두 분은 사제단의 한가운데 살아계시며 커다란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차제에 사제서품 60주년을 맞이한 두분뿐 아니라 고령으로 은퇴해 계시는 모든 사제들에게 우리 신자들의 보다 정성어린 보살핌이 있어야 하겠다. 두분 사제의 만수무강을 다시 한 번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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