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주었는데 그 자유를 잘못 사용했다. 그럼 자유를 준자의 잘못이냐 자유를 잘 못 쓴 자의 잘못이냐? 자유란 그자체로서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잘못 사용하면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장면박사는 우리 국민에게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깨닫게 하고자 인내를 가지고 기다렸다. 그 인내가 결실을 볼려는 순간 그는 정권을 도둑맞았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었다. ▼제2공화국의 몰락에는 당시 신민당도 책임이 있다. 그들의 정권다툼은 결과적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오늘날 이렇게 더디게 만든 방조자였다. 결국 그때의 신민당도 마침내 사라졌지만, 그 주역들은 아직도 살아남아 오늘날 신민당의 주업들이 되어있다. 그들이 스스로의 과오로 빼앗긴 민주주의를 되찾고자 어려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그때의 그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듯하다. ▼헌법을 바꾸면, 아니, 그 보다 대통령을 직접 국민이 뽑게 되면 신민당이 이길줄로 착각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민들은 무조건 여당을 싫어하고 야당을 좋아하는 줄로 잘못 알고 있다. 다 같이 못 마땅한 점이 많은데도 어쩔 수 없이 성원을 보내는 면도 있음을 모르고 있다. 그때를 생각하면「때로는 시누이 보다 말리는 시어머니가 더 밉다」는 우리 속담이 새삼 떠오르기도 한다. ▼결국 양자가 다 비슷한 존재들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어느 편이 진정 국민을 위하고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는 겸허한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누가 더 먼저 지난 과오를 깨닫고 허심탄회하게 새 출발하느냐에 따라 더욱 신뢰를 받게 될 것이다. ▼벌써 장면박사 서거 20주기를 맞았다. 우리는 이제 그분의 자유사상과 인간존중사상을 재평가해 볼 때가 되었다. 다양한 의견을 인내롭게 경청하면 무능이요 총칼로 막아야만 유능한 정권인가? 우리 자신은 반성하지 않고 지금도 「무능」이라고 매도하고 있다면 우리는 아직 참다운 자유와 민주를 누릴 자격이 없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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