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은 본보 창간 50주년이 되는 날. 이 날을 맞아 경축하는 마음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그보다 50년이란 연륜을 쌓은 것이 신통하다는 생각이 앞서기도 한다. 지난 50년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면「창업은 쉽지만 수성은 어렵다」는 속담을 그대로 실천한 가시밭이었기 때문이다. ▲「천주교회보」란 이름으로 교회 신문을 시작할 당시의 슬로건만 보아도 가톨릭시보를 창간한 선배들의 교회에 대한 사랑과 선구자적 예지는 빛을 발한다. 소식보도, 의견교환, 보조일치-이 같은 슬로건은 오늘날의 교회도 역시 아쉬워하고 필요로 하는 모토가 아닌가. 또한 그것은 교회 신문의 모토이기도 하다.
▲교회 신문을 창간한 분들은 창업과 동시에 수성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들은 가톨릭 청년이었기에 청춘을 불살라야 했고 사랑에서 출발했기에 그만큼 희생을 치뤄야 했다. 오늘날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16년간 동면하는 서러움도 겪었다. 서울의 청년들이「별보」라는 신문을 창간하자 교회의 힘을 분산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별보」와 함께 폐간된 것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월간「가톨릭 청년」이었고 그것도 지금은 없어졌다. 수성은 어려움은 당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신문을 만든다는 것은 일종의 창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이 하는 창조이기에 항상 불완전하다. 그러기에 부단한 변전이 계속할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에 전체 교회의 관심과 협력이 요구되는 이유가 있다. 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이 교시하는 대로 교회 신문을『지체 없이 여러 가지 사도직 활동에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것이다. 그럴 때 교회 신문은 좀 더 완전하게 제작될 수 있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전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교회 신문은 교회의 거울이다. 이 거울의 유리가 완전할 정도로 고르고 등신대로 커질 때 거기에 비치는 교회의 모습도 더 완전하고 생생할 것이다. 제 모습을 제대로 보고 잘못된 점은 고치고 잘 된 점은 더욱 잘 되게 하기 위해 이 거울을 닦고 키우는 작업은 계속돼야 하며 또 계속할 것이다. 창간 50주년을 맞아 그동안 교회 내외의 온갖 어려움 속에서 수성에 도움을 주고 신문 발전에 물심양면으로 기여한 모든 이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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