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성탄절 아침이었다. 성당으로 향하는 눈쌓인 새벽길은 외로움과 허전함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유난히도 추웠던 것 같다.
텅빈 성당안에서 나는 오직 어머니만을 생각하며 조용히 기도를 바친다.
지난 겨울 어머니는 심한 디스크로 거의 3년동안을 고행하시다가 견디다못해 서울 병원에 입원하셨다. 병이 너무 악화되었던터라 수술을 받아야했다.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따뜻한 밥만 얻어먹고 다니던 나는 난생 처음으로 석달동안을 밥도 짓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면서 어머니께서 하시던 일을 도맡아 해야만했다. 처음 어머니께서 병원으로 떠나셨을 땐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언제나 저녁시간이면 웃음꽃 피던 우리 집안에 그때부터 우울하고 침울한 기운만이 감돌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야위어 침대에 누워 계신 어머니를 보고 터져나올듯한 울음을 꾹참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는 생각했다. 이 고난을 극복해 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기도 뿐이라고.
오직 주님께만 매달려 보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이 순간까지 살아오면서 그때처럼 간절하고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실한 기도를 바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난 주님께서 꼭 나의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머니께서 수술하시던 날, 초조하고 불안해서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오! 주님, 제발…」
따르릉-. 전화벨소리에 눈을 번쩍떴다. 분명히 어머니의 수술결과임에 틀림없으리라. 얼른 안방으로 달려가 수화기를 들었다.
역시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준미야, 엄마가 무사하시다. 집엔 별일 없지?』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기뻤다. 역시 주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신거야.
「주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날 이후 어머니의 병환은 점차 나아졌고 건강을 되찾으시게 되었다.
지금은 예전처럼 어머니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이 따뜻하고 포근한 보금자리로 가정을 이루며 즐겁게 생활한다.
나는 어머니의 병환으로 주님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걸 확인했고, 언제나 우릴 지켜주신다는 것을 직접 체험함으로해서 깨달았다.
이제부터는 말로만이 아닌 진정한 신앙인으로서의 길을 걷기위해 노력하고 주님의 사랑안에서 맑고 깨끗하게 성장하는 예쁜 주님의 딸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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