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년 전 살인죄로 10년형을 선고받고 김해교도소에 복역하고 있는 수인(囚人)입니다.
부끄러운 몸이지만 성모님께서 제게 베푸신 은혜가 너무나 크시기에 졸필을 들었습니다.
저는 저의 죄 때문에 말로 다 못할 정도의 번민과 고뇌를 겪어왔지만 그중 가장 가슴 아팠던 사실은 부모님께서 저를 결코 용서하지 않으시고 자식취급도 않으신 것입니다.
저는 교도소 내에서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보다 부모님께서 저를 영영 멀리하시며 등을 돌리신 그 아픔 때문에 2년 가까운 세월동안 쓰라린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너무나 생각지도 않은 일로서 우리 김해교도소 내에 레지오마리애 쁘레시디움이 창단돼, 제가 레지오단원이 되는 크나큰 영광을 입게 됐습니다.
레지오단원이 된 후 남이 일어나기 전 새벽과 남이 다 자고난 한 밤중에 쉬지 않고 묵주기도를 했습니다.
『성모님! 흉칙한 죄인의 청을 들어주십시오. 어머님 아버님이 제 죄를 용서하시게 해 주십시오』라고.
그러던 중 쁘레시디움 제3차 주회가 있던 지난 3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을 비롯한 온 가족이 교도소로 면회 오신 게 아닙니까?
내 눈을 부벼봐도, 2년 동안 상봉치 못하면서 꿈에도 잊지 못 하던 부모님과 가족들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부모님은 물론 온 가족들로부터 내 죄를 용서받은 것입니다. 한없는 눈물 속에서….
성모님 은혜로 그런 크나큰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그 감격과 함께, 성모님의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있겠으며 혼자 간직할 수만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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