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어느새 흙을 멀리하고 있다. 거리를 시멘트로 가려놓고 흙위에 서는 순간의 안락한 기분을 스스로 내몰고 있다.
어느 낯선 곳에 가서 흙을 밟고 설때면 포근한 기분이 든다. 분명 처음 대하는 곳이고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는 곳이지만 이곳이 내 살던 곳, 내가 떠나온 곳과 이어져있음을 발끝으로도 가슴으로도 느낄 수 있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우리는 결코 흙을 멀리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농사를 짓고 땅을 일구며 살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인공으로 덮어 버리면 우리는 어디서 자연을 느끼고 또 어떻게 우리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겠는가? 우리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이 땅을 사람의 손으로 모두 가린다는 것은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작은 사랑의 불씨마저도 물로 꺼버리는 것과 같다.
흙위에서 장난치면 모래성 쌓는 아이들을 보고 싶다. 언젠가 내가 흙이 되고 흙이 나와 함께 하는 때가 오면 그런 아이들은 위해 성을 쌓아 주고싶다. 메마른 시멘트 거리 위에 구르는 몇줌의 모래가 아닌 진짜 생명을 길러내는 그런 흙에서 숨쉬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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