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박한 시간 속에서 생활한 중학교 시절, 이젠 중학교 마지막 방학을 보내며 평소엔 신경 써보지 않았던 성서에 시선이 갔다. 중학교 3년이란 시간속에서 난 성서를 몇장이나 읽었나 생각하니 내가 천주교 신자인가 하는 의문이 갔다. 천천히 성서를 한장 한장 넘기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더 더욱 느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예수님께서 우리 인간들을 위해서 돌아가시는 부분이 눈앞에 보일 정도로 마음 속 깊이 스며들었다.
언젠가 사과를 깎다가 그만 실수로 손가락을 약간 다쳤다. 조그만 상처지만 어찌나 아팠던지 그때 난 조금이나마 예수님의 고통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은 약간의 상처를 입어도 난리법석을 피우는데 그 커다란 못이 예수님의 손발에 박혔을 때 그 고통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더욱이 난 옆에서 위로해 줄사람이나 있지만 예수님은 위로는커녕 더 조롱만 당하셨으니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그러나 예수님께선 오히려 이런 인간들을 용서해달라 청하셨다.
아는 내용이면서도 성서를 읽으면서 끝이없는 예수님의 크나큰 사랑을 더욱 더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인간을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난 얼마나 사랑하고 있나? 나 자신에게 남모르게 물어보았다. 이젠 성서를 보다 더 많이 알게 되었으니 이것을 이웃에게 실천하면서 1989년 한해를 보람되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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