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쟁이」가 있어서 온 전신이 쑤시고 아프니까 방을 좀 비워 달라고 수 차례씩이나 재촉을 하더니 이젠 당장에 비우라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웃에는 전부가 하나같이 점쟁이요 또는 굿쟁이다.
예를 들어 말을 하자면 만약에 스님도 물에 빠져서 목숨이 급한 상황에선 석가모니를 부른다기보다 하느님을 먼저 부를 것이라고 설득을 했지만 그들은 빨래줄 아래도 지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옆집에서는 대나무를 흔들고 북을 치고 아이들 말그대로 깽깽이를 치는 것이다.
아이들도 진종일 노는 걸 보면 얄궂은 춤을 추고 그릇을 두드리고 우스워서 차마 볼 수가 없을 지경이다. 나는 이런 이웃에서도 주일미사 한 번 빼놓지 않고 2년간이나 살아왔다. 내년이면 큰애가 국민학교에 입학을 하기 때문에 이사는 꼭 해야 할 형편이었다.
나는 마리아님께 나의 딱한 사정을 호소했다. 성모 마리아님께선 나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이번에 이사갈 곳은 집 주인이 천주교 신자라고 한다. 그래서 5일 이내로 급히 이사를 했다. 나는 예수 마리아님께 지금도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드린다.
한동안 아이들의 버릇을 못 고쳐서 고역이었지만 1개월이 지난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자세로 예수님을「대감마마」로 부른다는 것이다. 기분이 좀 유쾌하면 하루에 몇 번이라도『대감마마 예수님 안녕하십니까』하고는 큰절을 한다. 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한결 더 평화스럽기 이루 다 말을 할 수가 없는 정도다. 식탁 위에 맛있는 반찬이 한 가지만 더 있어도『예수님 이것 좀 잡수세요』큰애가 그러면 둘째도 셋째도 따라서 그릇을 올렸다 내렸다 부딪쳐서 쏟고 부수고 때로는 예수님이 대답 안 하신다고 아무 데나 그릇을 내동댕이치고 식사 시간에 언제나 분주하고 시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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