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목 마르다
깜깜한 어둠 속으로 떨어져 간
마지막 갈망의 언어여!
회오리 치던
조롱과 멸시와 천대의 아우성이
무리들에 묻혀가고
뼈를 뚫던 형리들도
성의를 제비 뽑아 돌아간
비-인 언덕
돌아본 역사 속 어디에
이리 처절한 죽음이 있더뇨
넓게도 벌리신 팔
골고다의 십자가여
님이여 내려오소서
우리의 죄업을 외면하소서
숨기신 전능을 보이소서
배반자의 흥정
은전 열 닢이오이다.
한쪽 박 물을 떠줄
착한 사마리아 여인도 없는
외롭고 쓸쓸한 오지
님을 목마르게 한 삭막한 언덕아
마음을 찢어
내 통회의 눈물을 드리옵고
태양이 꺼져버린
골고다의 어둠 속에 함께 있고자
선택의 땅 골고다여
구원의 피
땅의 맨 끝까지 이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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