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는 1911년 조선감목대리구에서 서울과 대구의 두 감목대리구로 분리되면서 신설감목 대리구로 발족하여 1962년 3월 25일 정식 교계제도 설정에 의하여 대교구로 승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교구로서 금년으로 75주년을 맞는다. 그 동안의 역대교구장으로서는 초대에 안세화 플로리아노 주교, 2대 문제만 젤마 노 주교, 3대 하야사까 이레네오 주교, 4대 주재용 바오로 신부 5대 노기남 바오로 주교, 6대 최덕홍 요한 주교, 7대 현 서정길 요한 대주교 이며 오는 7월 5일로 서대주교의 후임으로 이문희 바오로 대주교가 제8대 교구장으로 취임하게 되었다.
75년의 역사와함께 영호남을 사목관할구로 하던 대구대교구는 전주, 광주, 제주, 부산, 마산, 안동교구 등이 독립된 교구로 발전해 왔고 1962년 대구 관구가 설정되면서 부산, 마산, 청주, 안동이 관구소속 교구로 되어있다. 제도적으로나 교세 면으로나 대구 교구에서 영호남의 교회는 75년 동안 눈부신 발전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대구대교구는 대구직할시를 비룻, 안동교구의 관할지역을 제외한 경북 일원을 관할구역으로 하고 79개의 본당을 소사목구로 나누고 있다. 수도회로서는 왜관성베네딕또 수도회, 꼰벤뚜알 성프란치스꼬관구 수도회와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관구, 포교 성베네딕또 수녀회 관구, 예수 성심 수녀회 본부 수녀회가 있고 그 밖에 여러 수녀회의 분원이 각 본당에 배치되어 포교활동에 종사하고 있다.
교육 사업으로써는 효성여자 대학교, 대구 가톨릭 대학(대신학교)을 위시하여 14개의 중고등학교와 한 개의 국민학교가 있다. 그밖에 사회복지사업으로 2개의 종합병원을 위시하여 구라ㆍ폐결핵ㆍ근로자 복지 등 수많은 사업을 하고 있고, 근년에는 시립 희망원의 운영도 인수하여 가장 불우한 사람들의 보호까지 맡아 교회가 지닌 애덕의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신앙의 증거를 펴고 있다. 이렇게 75년의 눈부신 역사 발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도 현 서정길 대주교가 1955년 교구장으로 착좌한 이래 31년간 이룩한 사목업적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음을 간과 할 수 없다. 6ㆍ25 전란의 폐허에서 오늘의 대구대교구로 발전하기까지에는 서대주교의 교구를 이끄는 지도자로서의 여량이 남다르게 뛰어났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특히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교회가 나가야할 지표를 확고부동하게 제시해줌으로써 사제ㆍ수도자ㆍ평신도가 일사불란하게 일치하여 모든 난관을 극복하여 지역사회에 가톨릭교회의 모습을 삶 자체로써 증거 하게 하였다.
이제 서대주교는 병약한 건강 조건하에서도 31년이라는 긴 세월 교구장으로서의 책임을 훌륭히 다하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규정한 75세 정년(교회법101조)제에 의하여 그 무거웠던 책임을 벗으시게 되었다. 이제 극도로 쇠약하시어 더 이상 중책을 지실 수 없는 상황에서 퇴임하시게 되었으나 무거웠던 책임감을 벗으시고 건강을 회복하시어 편안한 여생이 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훌륭한 선임자 서대주교의 뒤를 이어 제8대 교구장에 착좌하는 이문희대주교께는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린다는 엄숙한 마음과 함께, 또 대구대교구의 새로운 발전의 기대감과 함께 마음으로 부터의 경축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 이대주교는 39씨의 약관에 서대주교의 신임과 교구사제단의 일체 속에 1972년 보좌주교로 발탁되어 14년 동안 서대주교의 보필을 가장 훌륭하게 하여왔음을 알고 있다. 특히 약하신 서대주교의 보필을 하기 위해서 웬만한 실무는 직접 감당해야만 했지만 모든 결정에 있어 서대주교의 뜻에 추호도 어긋남이 없이 완전하게 따른 모범은 교구 사제단의 모범이 되고도 남았고 일치와 단결의 원동력으로 부각 되었다.
이러한 보필자로서 경력과 모범은 1985년 교황청으로부터 계승권을 가진 보좌주교이면서 대주교로서의 승격발령을 받기에 이르렀다. 역사적으로 계승권을 가진 보좌주교가 동시에 대주교로 발령되는 일은 보지 못했기에 파적적인 이대주교의 승격발령에 경이로운 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이러한 것은 이대주교가 서대주교의 후임자로서의 적격과 그 신임을 각별히 보여준 징표라 할 수 있다. 이제 이러한 신임이 오는 7월 5일로 교구장으로서 착좌하게 되었다. 대구대교구의 사제단, 수도회, 평신도 모두가 하나 되어 새 교구장 모시는 경축은 대구대교구뿐만이 아니고 대구 관구의 경사이며 한국 천주교회의 경사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주교단의 공동성에 비추어 보아서도 그러하겠고 한국 교회의 역사적 배경으로 보아서도 그렇다고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말해두고자 함은 현상적으로 볼 때에 교구장의 교체이고 이문희 대주교 자연인의 영광스런 착좌로 보일지 모르지만 신앙의 안목으로 볼 때 교회를 세우시고 이끄시는 하느님의 섭리가 대구대교구의 역사발전에 있어서 함께하고 있다는 성령의 역사하심을 볼 수 있어야 하겠다. 하느님께서는 서대주교를 31년간 교구목자로 세우시고 이제 14년이라는 긴 준비의 기간을 거쳐 이문희대주교를 그 후임 목자로 세우신 하느님의 손길을 볼 수 있어야 하겠다. 그래서 이번의 착좌식은 단순한 취임식이 아니고 하느님의 결정에 순종의 응답을 하느님 백성이 함께 드러내는 신성한 교회 전례라고 말하고 싶다. 하느님의 섭리와 성령의 이끄심에 의해서 대구대교구의 제8대교구장이 되신 이문희 대주교께 경하와 함께 그 중 책을 위해 기도 합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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