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은 내가 로사리오 기도를 바칠때면 옆에 앉아 한단, 두단을 함께 바치기도 하며 늘 하늘나라와 예수님에 대해 알고싶어 합니다.
막내딸 끌라라는 주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어찌나 잘하는지, 발음도 제대로 떨어지지않는 세살짜리의 찬양을 듣고 있노라면 콧잔등이 시큰해옴을 느낍니다. 그럴때는 사랑스런 막내딸을 꼬옥 껴안고『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반복할 따름입니다.
가족이 함께모여 기도드릴때면 항상 자기가 먼저 하겠다고 나서고 특히 로사리오 기도를 드릴때면 선창을 하겠다고 떼를 씁니다.
어느날은 항상 떼어놓고 다니는 것이 미안해서『성모님께서 우리 글라라를 이렇게 예쁘고 건강하게 키워 주시지ㆍ』하고 말했더니『아니야, 예수님도 날 키워주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신앙이란 어렸을때부터 심어줘야 강건하게 큰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것을 세자녀를 통해 체험하게 되었읍니다.
세자녀 모두 이렇듯 주님과 성모님을 사랑하며 건강하고 지혜롭고 순수하게 성장해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볼때 주님이 내게 주신 크신 은총을 깨닫고 늘 감사하며 지내고 있읍니다.
사랑하는 세자녀에게 바라는 나의 소망은 이들이 자라서 성소를 이루어 주님의 귀한 종으로서 쓰임 받기를 원하며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세상 어떠 보화하고도 바꿀 수 없는 이런 크나큰 축복을 받게된 것은 6년전 5월 22일에 있었던 혼배성사를 통해서입니다.
두사람을 짝지어 부부로서 하나되게 맺어 주시고 강복해주신 혼배성사의 은혜가 얼마만큼 큰 것인지 피부 깊숙이 느꼈읍니다.
어느 공동체보다도 우선하여 가정공동체를 축복해 주시길 원하시는 주님의 자상하신 사랑을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철도 공무원이신 아버님과 한국의 여인상을 그대로 상징케하는 솜씨있고 얌전하신 어머님 슬하 8남매중 넷째, 딸로서는 셋째로 태어났읍니다.
아버님은 타인에게 극히 친절하고 대접하기를 좋아하시는 아주 기분파적인 성격이셨고, 직장에서도 동료나 상관들에게 인정받는 분이셨읍니다. 평소에는 말씀도 없으시고 가정교육에도 아주 엄격한 분이셨읍니다.
그러나 술만 잡수시면 이와는 달리 아주 무서운 폭군처럼 난폭해지셨으며 살림을 산산조각나게 부숴버리고 근거없이 어머니를 잔악하게 폭행하시는 아주 추하고 무서운 분으로 돌변해버리는 분이셨읍니다.
아버님께서 술이 만취되어 들어오시는 날엔 우리집은 초상집을 방불케했고 집안은 온통 수라장이 되었읍니다.
아버님은 차츰 도박과 주색잡기의 방탕한 생활에 빠지셨으며 어머니를 폭행하시는 방법도 더욱 무섭고 소름끼치게 변했읍니다.
어릴때의 기억인데 모내기를 하려고 물을 막아놓은 논의 수구렁에, 어머니가 머리채를 질질 끌린채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광경을 보았읍니다. 도살장에 끌려 들어가는 황소 모습보다 더 처참했고 어머니는 마치 죽은 모습과도 같았읍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저의 어린가슴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고 하느님께서는 아버지 같이 나쁜사람을 왜 안잡아 가시는지 답답하고 궁금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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