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요』해가 바꾸면 만나는사람마다 이런 인사말을 나눈다. 올해는 용(龍)해라서 그런지『용꿈 꾸셨습니까?』라는 인사말도 곁들여졌다.
이러한 새해 인사에서 말하는 福은 그 어감이나 표정으로 보아, 행운을 빈다는 뜻 외에 다른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여기다『용꿈 … 』을 덧붙이면 이 같은 소극적인 뜻이 더욱 분명해진다. ▲그러나 크리스찬이 말하는 참된 복(眞福)은 이러한 소극적인 것이 아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정신적 내적(內的) 자세와 행동을 구비하기를 요구한다. 이 같은 요구는「산상수훈」에서 잘 나타나 있다. 마음이 가난하고, 슬퍼하며, 온유하고, 옳은 일에 목 마르며 자비를 베풀고, 마음이 깨끗하며, 평화를 위해 일하고,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고 사람들을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眞福者)이라는 말씀이 그것이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 마르며, 슬퍼하고, 마음이 깨끗한 상태는 크리스찬의 고유한 심리 상태다. 그리고 온유하고 자비를 베풀고 평화를 위해 일하는 것 등은 이웃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마음이 가난하고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 받는 사람들이 행복한 것은「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라고 예수는 단언했다. 이 여덟 가지「참된 행복」에서 현재에서부터 종말론적 구원이 완성될 때까지 계속될 하느님의「보장」임에 틀림없다. 하느님의 나라는 미래의 현실이겠지만 그것은 바로 오늘의 현실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진복의 정신이 크리스찬의 유토피아를 말하고 있으나 그것이 현실에 뿌리를 박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진복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은 세말까지 계속될 모든 크리스찬의 지상 과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진복의 정신을 구현하려면 인간적인 취약성과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유형 무형의 박해까지 각오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박해를 하고 있지 않는 상태는 진복의 정신대로 살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심코 복 많이 받으라고 말하기 전에 크리스찬의 참된 복이 무엇인지 새삼 묵상해 봐야겠다.
▲고침=지난호 본란 끝에서 8째 줄「박해를 하고 있지 않는 상태」는「박해를 받고 있지 않는 상태」의 오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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