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恩來 중공 수상은 좀 특이한 공산주의자였던 모양이다. 그가 죽자 자유 진영에서도 그의 업적을 소개하며 애도의 말을 아끼지 않았으니까. 무엇보다 미국과 극적인 화해를 이룩한 그의 공로를 높이 샀기 때문일 것이다. 주은래는 소련과의 투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국가와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중공 인민의 종교생활도 약간 부활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북경」에선 문화혁명 때 자취를 감췄던 대중미사가 매 주일 두 번씩 집전된다는 소식이다. ▲또 한 가지 반갑고 놀라운 뉴스가 이번에는 프랑스로부터 날아왔다. 마르세 프랑스 공산당 당수가 프롤레타리아 독재 포기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주은래의 화해정책보다도 더 큰 영향이 미쳐올 것이 틀림없을 듯하다. 공산당이 폭력 혁명과 독재를 포기하는 시대가 도래한 듯하여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다.『독재는 오늘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는 그의 말이 거짓말 같기만 하다.
▲마르셰 당수가 이 같은 선언을 하게 된 배경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체제가 공산주의 독재체제보다 우월함이 너무나 명백하게 증명됐기 때문이다. 그는 의회 민주주의 테두리 속에서 자본주의를 고수할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불신시대에 사는 우리로서는 믿기 어려운 공약 같다. 모든 독재 권력이 다 그렇듯이 집권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만과 변신을 일삼는 것이 공산주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여건으로 보아 무조건 불신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어쨌든 프랑스 공산당이 이태리 공산당과 보조를 같이하여 변질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것은 자유민주의에 크게 접근한 역사적 사건이요 대변혁으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정치체제에 이러한 변혁이 계속된다면 하나의 세계를 이룩하려는 꿈의 실현도 멀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나 정치체제보다도 눈에 띄게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종교가 아닌가 싶다. 교통 수단이 눈부시게 발달된 데다 교회 일치 비그리스도교와의 대화운동이 활발하게 된 데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이젠 이단자 또는 이교인이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태도가 없어졌다. 뭔가 장점을 발견하려 애쓰고 이해를 하려 든다. 참으로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다.「하나의 세계」는 먼저 종교적인 일치를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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