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주일인 오는 18일부터 일치주간을 지내게 된다. 이는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일치운동에 관한 교회에 따른 교황청과 WCC (세계기독교협의회)와의 협의에 의해 정해진 신구교 일치운동의 일환으로서 일년 일차의 일치를 위한 기도주간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도 이미 근 10년 간 계속되어온 사실이므로 그 취지나 방법에 관해서 새삼 재론할 필요가 없겠다. 그러나 만사가 그러하듯이 한국 교회에서는 처음의 몇 해 동안은 상당히 깊은 관심과 열의를 가지고 신구교가 다 같이 움직여 왔었으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점차로 그 도가 냉각되어 작금에 와서는 거의 유명무실한 정도로 되고 있는 현장인 것 같다. 그러므로 다시금 이 교회 일치의 근복 목적에서부터 우리는 재음미할 필요를 느끼게 됐다.
먼저 일치 교령은 그 서문에서「일치의 재건을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 사이에 촉진하자는 것이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중대한 목적 중의 하나임」을 선언하고 다음은 일치운동의 가톨릭 原則에 대해서 세 가지 부면에 걸쳐 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즉 첫째는 하나인 교회에 대해서 그리스도께서 최후의 성찬을 마치신 수난 직전에 성부께 바친 기도 가운데「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요한 17ㆍ21) 하셨고 또 사도 바오로는 에페소 4장 4~5에서「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며 성령도 하나입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백성으로 부르셔서 안겨 주시는 희망도 하나입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며 만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라고 역설하셨음에 언급하면서 하느님 교회의 원형을 성부ㆍ성자ㆍ성령의 삼위일체적 일치에서 찾았다. 그리고 둘째로는 갈라진 교회들에 대한 견해로서『가톨릭 교회는 갈라진 그들을 형제적 존경과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바이다. 그리스도를 믿고 합법적으로 세례를 받은 이들은 비록 완전치는 못하나 가톨릭 교회와 어느 정도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교연 그들과 가톨릭 교회와의 사이에는 교리상으로나 때로는 규율상으로 또는 교회의 조직상으로 보아 여로 모양으로 차이가 있으므로 완전한 교회적 일치에 적지 않은 장애가 가로 놓여 있고 때로는 중대한 장애 거리가 있지만 일치운동은 바로 이런 것들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성세 때에 믿음으로 의화된 그들은 그리스도의 몸에 결합되었으므로 크리스찬이란 이름이 당연하며 가톨릭 교회의 자녀들은 그들을 주님 안의 형제로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언명하였다. 끝으로 일치운동에 대한 견해로는 ①갈라진 형제들의 상태를 공평하고 옳게 표현하지 못함으로써 그들과의 관계를 더욱 어둡게 만드는 말과 판단과 행동을 제거하려는 모든 노력을 해야 할 것과 ②여러 교회와 단체들의 크리스찬들이 종교적 정신으로 모인 회장에서 잘 교육 받은 전문가들이 각기 자기 공동체의 교리를 깊이 설명하고 그 특징을 명백히 말해 주는 대화(對話)를 적극 권장할 것과 ③여러 교파들이 어떠한 의무 수행에 있어서나 기타 요구가 있을 때에 공동선(共同善)을 위해서 광범하게 협력할 것과 ④가능하다면 때때로 함께 모여서 기도할 것 등의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가톨릭 교회는 제2차「바티깐」공의회를 계기로 하여과거 수세기 동안 많은 분열을 거듭해온 교회의 슬픈 모습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이와 같은 분열은 교회의 본질에 어긋난 것임을 통절히 느낀 나머지 교황 바오로 6세는 제2기 개최 연설에서 교회 분열에 있어서 가톨릭 교회가 만약 잘못이 있었다면 교황 자신이 교회를 대표해서 갈라진 형제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청하겠다는 취지의 비장한 심회를 밝힌 바가 있을 정도로 교회일치운동에 대해서 모든 배려를 집중했음이 교회헌장을 위시한 많은 공의회 문서 가운데 역력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공의회 이후 곧 교황청 안에「교회일치사무국」의 기구를 신설했고 각 국가별 주교회의 안에는「교회일치위원회」의 기구를 설치하게 된 것이다.
한국 교회도 이에 따라 그간 교회일치위원회와의 사이에서 상당한 업적을 이룩한 사실에 대해서 그 평가를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깊이와 넓이에 있어서 미흡한 점이 적지 않음을 유감으로 생각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일치운동의 계몽과 추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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