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신기루처럼 살다 간 사람들의 한을 가슴 가득 안고 쓰린 인고의 날들을 세어 설움에 겨운 어깨를 훤히 비추는 여명이 온몸을 감싼다.
포근한 엄마의 품을 파고들 듯 두 눈을 꼭 감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향해 싱그러운 삶의 열기를 쏟는다.
솟구치는 감정에 못이겨 흐느끼며 마음의 고뇌를 성모 마라아께 전구할 때 서서히 차오르는 기쁨을 만끽한다.
허기에 지친 배를 움켜쥐고 억수로 퍼붓는 비 속을 비틀대며 가는 초라한 행려에게 따뜻한 한 모금의 물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처마 밑이 감사하듯 기도하며 천주의 품 안에서 살아갈 수 있음을 감사해야만 할 것이다.
킥킥대며 웃는 웃음도 세상 설움 가득한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림도 넓고 험준한 이 세상 속의 살아가는 굴곡이 아니런가!
요술쟁이처럼 남의 눈을 속이며 살아서도 안 되고, 선술집의 주정뱅이처럼 비틀대며 살아도 안 된다. 오직 모두 같은 평행선 위에서 같은 모습으로 인성(人性)의 비열함을 배우지 말고 착하고 선함을 알며 모두를 사랑하고 나 하나만을 위한 기도보다 버려진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나 혼자의 이익 추구보다 나 스스로의 희생으로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음을 가르쳐주신 대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 내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추울 때 내 몸을 비추는 햇살이 고맙듯 조그만 우주만물에도 감사하여 하루의 일을 마친 후 조용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저녁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음도 모두 천주님의 뜻이려니 생각하여 아무 것도 남을 수 없는 이 세상에 오직 자기 존재를 잃지 않고 주님의 뜻대로 사는 길이 참삶의 길이 아닐까 하여 이렇게 기도해본다.
천주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천주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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