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청하라』(마 9ㆍ38)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오늘의 한국 교회에도 합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현대 세계 교회의 현상을 볼 때 신앙을 잊어버리고 교회를 멀리하는 사람의 수가 날로 증가하는 이른바 신앙의 위기를 개탄하는 소리가 높고 또 아시아 선교지방의 교세를 보더라도 그 신장률이 정체일로에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신자 수 1백만을 초과하여 전 인구의 3%에 도달하였고 매년 신자 수의 증가는 5만 명 선으로서 거의 3%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농촌보다 대도시의 지성인들의 증가 경향이 현저한 것을 보이고 있는 것은 크게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는 또 한국 교회에 나타난 하느님의 시대적 징표임을 감지할 만한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는 한국 땅에서 아직도 추수할 것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한국은 복음 전파의 황금어장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물을 깊은 곳에 칠 어부가 부족하고 추수할 일꾼이 모자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주인이신 하느님 아버지께 일꾼을 많이 보내주시도록 청해야 하겠다.
그런데 그 일꾼은 누구이며 청하는 방법은 무엇이겠는가? 일꾼이란 하느님의 복음을 받아들이고 이를 전파하도록 불림을 받은 모든 신자들을 지칭한다. 그러나 그 중에도 이 사명에 전적으로 전문적으로 불림을 받는 이는 성직자와 수도자를 말함은 물론이다.
이들은 현재 방인사제가 7백여 명에 불과하며 사목 일선의 사제는 평균 2천 명 이상의 양들을 담당해야만 하고 수도자는 수녀 3천 명 수사 2백 명의 정도에 머물고 있다.
또 현재 신학교의 입학생과 수도원 지원생의 경향을 볼 때 앞으로의 전망이 밝은 것이 못된다. 이에 대해 교회가 취해야 할 대책은 무엇인가. 다음의 몇 가지 견해를 제시해 보겠다.
첫째는 가정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신앙의 모범과 그 교육이다. 가정은 원칙적인 신앙교육의 장(場)이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신앙의 씨앗이 들어가지 않으면 그야말로 길바닥에 떨어져 좋은 싹이 자라지 못할 것이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남을 위한 봉사, 하느님을 위한 교회를 위한 봉사의 거룩함과 기쁨을 실제로 맛보게 하는 체험교육에 중점을 두도록 유의하는 것이 성소 배양의 제일보가 될 것이다.
둘째로는 본당 주일학교 교육에 특별히 주력해야 할 문제이다. 이것은 교회의 제일차적 교육의 단계이다. 이 시기에 교리와 윤리와 정서의 기초적 학습과 공동체적 생활 체험과 봉사와 사랑의 기틀을 육성해줘야 한다. 다음 단계는 중고등학생들에 대한 교리교육과 성소계발의 특별 지도가 아울러 요청된다. 중고등 시절은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므로 본당 사제가 깊이 관찰하고 특별한 성소 지도를 시도하는 것이 효과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근자에 일반적으로 사제들의 본당 내 성소 계발에 관심이 부족한 것 같은 경향이 보이는 것은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 또 이와 관련하여 기성 사제들이 사목생활에 있어서 그 생황 자체가 거룩함과 기쁨과 행복에 가득찬 모습을 항상 신자들과 어린이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성소 배양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동시에 신자 가정의 부모들에게도 성직자와 수도자에 대해 존경심과 그들을 도와주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모범을 항상 자녀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청소년들의 사제와 수도자에 대한 동경심을 자극하고 고무해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셋째로는 신학교의 교육과정과 신학생의 지원에 관한 문제이다.
신학교에서는 단적으로 말해서 신학적 학문도 물론 중요하겠으나 보다 더 교회와 사회를 위한 봉사자로서의 인간상을 형성하는 데 가일층의 무게를 두었으면 한다. 그리고 신학생의 질적 향상과 양적 증가를 위해서는 일반 신자들이 그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더 확대해야 되겠다. 지금 현재는 각 교구별로 각기 후원 단체가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나 더 한 걸음 나아가 이를 전 교구적 혼은 대신학교 구역별로 통합하여 지원기관의 일원화를 기하는 것이 대국적 견지에서 더 바람직한 것 같다.
끝으로 성소 간청을 위한 기도의 모임이 각 교회와 단체들 안에 크게 일어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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