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한국 전교 2백주년이 되는 1984년에 우리나라에서 국제성체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에 대하여「로마」에 문의키로 의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는 실로 한국 교회 사상 지극히 흔쾌한 소식 중의 하나이다.
가톨릭교회가 한국에 선교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백년 전인 1884년에 베드로 이승훈 선생이「北京」에서 영세하고 귀국할 때에 모든 교리서적과 성구 일체를 도입하여 국내에 포교하기 시작한 데서 비롯함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그 후 대소 여러 차례의 교난을 겪어가면서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하고 연면 2백 년의 역사를 걸어왔던 것이다.
그간에 두 차례의 시복식을 거쳐 103위의 복자를 탄생케 하여 한국 교회의 영예를 가진 바 있었지만 장장 2세기를 지나면서도 세계적 규모의 교회사업이 한 번도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것이다. 마침 지금으로부터 8년 후인 1984년, 한국 포교 2백 주년이 되는 이때야말로 거시적인 교회 기념사업이 이루어져야 하겠다는 것은 이미 교회 각계에서 성숙된 여론이고 또 본보 본란에서도 몇 차례의 의견 제시를 한 바가 있었다. 그리고 전국 주교회의 안에는 이미 2백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가 설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하나의 제안으로서「2백주년 기념 국제성체대회」를 개최할 것을 결심하고 그 가능성 여부에 대해「로마」교황청에 문의하였다는 것은 실로 커다란 영단으로서 먼저 변수를 들어 찬동하는 바이다. 국제성체대회는 약 1백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서 세계 주요 각지에서 수십차의 거행이 있었고 특히 60년대 이후에는 매 4년마다 인도의「봄베이」콜롬비아의「보고타」와 호주의「멜보른」등지에서 교황 특사 혹은 교황의 친림하에서 수백만이 대규모 참석을 보여서 현대 세계의 종교 무관심 현상에 대한 일대 경종을 울린 바가 되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래 국제성체대회의 의의는 성체에 대한 교육적인 효과와 공경심을 북돋을 기회를 조성하는 데 있는 것으로 안다. 성체대회를 통해서 십자가의 희생에 대한 기억을 되살릴 뿐만 아니라 교회가 고백하는 모든 신앙과 사회 의식을 직접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미국에서는 그 나라의 건국 2백주년을 기념하는 국제성체대회가 금년 8월「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다고 하니 우리의 선교 2백주년을 기념하는 국제성체대회의 계획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세계적 규모의 대집회는 물심양면의 여러 가지 준비 면에서 많은 어려움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때야말로 한국 교회의 1백만 신도가 심혈을 다하고 몸과 맘을 바쳐서 포교 2백년에 대한 감사의 정을 모아 한국 교회의 알찬 모습을 세계에 과시할 만한 때가 왔다고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안의 문제만이 아니고 국가적으로 볼 때에도 나라의 올바른 모습을 널리 전 세계의 주지케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적극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편「로마」당국으로 볼 때에도 아시아 선교지역 중 특히 극동아시아로 보아서 가장 교세가 활발하고 선교열과 선교의 찬ㆍ양이 날로 증가일로에 있는 한국 교회의 현황에 감안하여 기꺼이 주교회의의 제안에 감안하여 기꺼이 주교회의의 제안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기대해마지 않는 바이다.
만사에 있어서 시작이 반이라는 말과 같이 교회는 즉시로 이 대회의 준비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10년도 채 못 되는 시간은 매우 짧은 기간이다. 모든 자료 수집과 사업 계획 등에 있어서 추호라도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2백주년 기념사업은 국제성체대회란 하나의 행사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은 물론이다. 사업의 외형이 아니고 그 내용이 중요한 것이다. 성체대회를 커다란 외형으로 하고 알찬 각양각색의 내용을 함뿍 담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교구별 각 수도단체별 기타 각 기관별로 2백주년 기념사업을 각기의 창의에 따라 다양하게 계획하여 그것들을 종합 집대성하는 마스타 플랜이 하루 속히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이때를 기해서 소성에 안주하는 자세를 버리고 21세기를 바라보는 금세기 말의 2백주년을 정점으로 하여 한국 교회에 일대
전기를 이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바가 크다. 주교회의의 큰 영단에 대해 거듭 경의를 표하면서 기어코 그 초지가 달성되도록「로마」당국과의 교섭을 성취시키고 하루 속히 만반의 구체적 준비에 착수 있기를 촉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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