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바오로 6세는 77년 9월에 개최될 제4차 세계 주교 시노드의 의제로「교리교수법」을 채택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문헌 가운데 주교 교령, 사제 양성 교령 등에서 교리교육의 중요성을 천명한 바 있다. 그리고 71년 성직자성성에서「교리교육의 일반지침서」를발표함으로써 현대 교리교육의 실천 방법을제시하였었다.
제3차 시노드의「복음화」에 이어, 보다 구체적인 의제로「현대 교리교수법」을 채택한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현대 세계의 사목헌장」에서도 지적하였듯이 현재는 분명히 심각하고 신속한 변화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시대이다. 현대는 인간 자체를 변혁시키고 있다. 즉 인간의 갈망과 사고방식 그리고 행동 자세에까지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따라서 종교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기에 종교생활의 기본적 교육인 교리교육도 어떤 변화를 가져와야 할 것이다. 현대인들은 재래식의 교리교육으로 신앙교육을 실천한다는 것은 시대 착오이며, 아무런 효과도 거둘 수 없다.
교리교육에 있어서 과거에는「무엇을」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었으나, 현대에는 계시된 진리를「어떻게」현대인에게 가르칠까에 유의해야 한다. 여기에서 현대 교리교수법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현대 교리교수법의 몇 가지 특성을 제시해 본다. ①현대 교리교수법에서는 심리학과 교육학에 의해 제시된 방법론을 활용해야 한다. 교리교육에 사용될 방법론을 무시하고 신앙교육을 실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 방법론으로 활동적 방법을 제시할 수 있고, 이 방법론에 따라 하느님의 말씀이 전달되어야 한다.
즉 인간의 경험, 상상, 기억, 지식 등이 총동원되어야 한다. 또한 교사는 연령의 차이에 따르는 방법론을 알아야 하고 사회적 조건과 심리적 단계를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교사는 인간의 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평가하기 위하여 개인적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교사에게 요구되는 것은 인간적이고 크리스찬적인 재능인다. (선교 교령 17조 참조)
②귀납법과 연역법은 현대 교리교수법에 있어서 주요하다. 귀납법이란 첫째로 사실(성서적 사건, 전례, 교회생활, 일상생활)을 소개하고, 둘째로 그 사실을 바탕으로 크리스찬적 신비의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이다. 이 같은 방법론은 하느님 계시의 계획과 일치하는 것이며 인간의 기본적 자세와도 상부하는 것이다. 연역법은 일반 원리를 근거로 하여 특수 원리를 이끌어 내는 추리방법이다. 귀납법은 연역법을 전제로 하며 연역법을 통하여 사실을 설명하고 원인으로부터 출발하여 사실을 묘사하게 된다.
③인간의 개인적 및 사회적 경험은 현대 교리교수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생활 체험을 무시하고 신앙을 교육할 수 없다. 인간 생활에서 얻은 체험을 복음의 빛으로 선명하게 해 주는 것이 현대의 신앙교육인 것이다. 이 같은 체험이 복음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예수님 자신도 하느님 나라를 설교하실 때, 인간 생활의 경험에서 오는 많은 비유를 통해서 이해시키셨다.
④현대 교리교수법은 내적 교육에 치중한다. 교사는 대상자로 하여금 신앙의 마음을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
참된 신앙은 외적 활동이 아니라 신앙의 행위는 필연적으로 회심과 회개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회개한 신자는 기도생활과 성사생활에 충실할 것이며, 신앙과 희망과 사랑의 생활을 능동적으로 할 것이다.
⑤현대 교리교육에 있어서 그룹의 중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룹을 통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오늘의 젊은이들과 성인들에게 공동체 생활을 이해시킬 수 있고, 크리스찬적 형제성을 체험하게 할 수 있다.
이상과 현대 교리교수법의 몇 가지 특성을 제시해 보았다.
제4차 세계 주교 시노드에서는 공의회 후의 교리교육 전반에 관한 문제를 세계적인 차원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해서 교황청에서는 각국 주교단에 자료 수집과 현황 등을 파악하도록 지시할 것이다. 또한 현대 교리교육에 있어서 제기되는 문제점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어떤 것인지도 검토하도록 지시할 것이다. 여기에 대비하여 한국 주교단에서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실무진으로 하여금 연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현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재래식 암기 위주의 교육은 지양되어야 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신앙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신앙을 생활화할 수 있는 신앙인들을 많이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제4차 세계 주교 시노드에 커다란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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