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성모님의 은총 안에 전교 성화사업을 하시느라 무척 수고가 많으시겠지요? 이곳 저와 군인 교우들은 오늘도 국토 방위에 전력을 다하며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시보를 감사히 받아보고 있습니다.
시보를 받을 때마다 느끼지만 이곳 저희들에게 있어서 시보는 마치 신부님과도 같은 구실을 해준다는 사실입니다. 이곳에는 비롯 군종신부님이 계시긴 하나 너무나 멀리 계시고 또한 성당마저 너무도 멀어 주일이면 저와 여러 군인 신자들이 모여 감사기도와 공소예절 및 묵주의 기도로써 신자의 의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들은 시보를 받는 즉시 각 소대에 철해 놓고 모든 신자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보도록 하고 있고 또 이것을 전교의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오늘도 공소예절을 바치면서 미사에 참례 못하는 마음을 달래며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들에게 오는 시보는 지난 2월부터 8부씩 계속 보내오고 있습니다. 이 8부의 시보가 각 소대에서 얼마나 큰 복음 전파의 역군 노릇을 하고 있는지 아마 여러분들은 상상하기 어려우실지도 모릅니다.
군생활을 해온 지 17년, 그동안 저는 1백여 명의 영세자를 배출했습니다. 특히 서울 복자수도원의 수사로서 과거 사병생할 3년을 복무할 때는 혼배조당에 걸린 어느 중령의 일가족 7명을 교회로 인도, 조당을 풀어주었고 어린이나 임종에 가까운 노인들에게 대세를 받도록 권유, 대세도 주었습니다.
그 결과 요즘은 교우들끼리 만나면 누구보다도 우린 서로 반가와 하며 함께 기도함으로써 전교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전교하는 데 큰 도움이 돼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시보의 힘이 컸습니다.
그런데 지난 부활축일 때까지 잘 오던 시보가 왠일인지 두 주일이나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섭섭함은 정말 말할 수 없을 만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우리들의 손에 안겨지는 시보를 받으며 사덕동본당「작은기초회」회원 여러분과 계산동본당「평화의 모후」쁘레시디움 단원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시보는 결코 헛되어 버려지지 않고 있으며 국토 방위에 전념하는 이곳 군인들에게 너무도 큰 힘이 돼주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가정과 하시는 일에 주 성모님의 무한한 은총이 함께 하시길 바라며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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