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가 76년 12월 31일 현재로 집계 발표한「76년도 한국 천주교회 교세 통계표」에 따르면 대략 다음과 같은 상황으로 종합된다.
첫째로 신자총수에 있어서는 1백9만3천8백29명으로서 76년 한 해 동안에 5만4천6백89명이 증가했다. 그 증가율은 5.3%대 인구 신자율은 3.1%로 나타났다. 이를 10년 전인 66년 이래의 추세에 비하면 66년의 증가율 5.5%를 절정으로 둔화일로에 있던 것이 76년에 와서 5.3%의 급증가율을 보였고, 또 증가자의 절대수도 5만5천 명의 최고수에 달하였다. 또 인구 대 신자율도 66년의 2.4%에서 점증 3.1% 선까지 이르렀다.
둘째는 신자 수의 증가에 비하여 한편 냉담자 수는 14만6천3백90명으로 전체 신자 수의 13.4%를, 거주 불명 신자 수는 13만7천6백99명으로 12.6%를 각각 차지하여 한 해 동안 냉담자를 13% 거주 불명자는 21%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셋째로 한국인의 성직자와 수도자에 있어서는 성직자는 7백77명으로서 67명이 늘었고 수사는 1백53명에 불과하고 수녀는 2천7백1명으로서 1백70명이 증가하였다. 또 대신학생 수는 7백37명으로서 54명이 감소됐다.
이와 같은 통계 숫자를 분석 평가하고 앞으로의 교회가 고려해야 할 문제점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성직자ㆍ수도자에 대해서는 성직자가 76년에 많이 증가된 것은 일시적인 특수현상에서 나온 것이고 대신학생의 감소율을 보더라도 낙관을 불허하는 것이다. 또 수도자의 증가율도 둔화 추세로서 이 문제는 결국 성소의 계발에 관한 큰 과제로서 이미 지난 성소주일의 본란에서 논급한 바 있다.
다음은 신자의 증가와 상담자ㆍ거주 불명자의 증가 추세에 관해서는 교회는 중대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먼저 신자가 76년 한 해 동안에 5만5천 명이란 역사적 증가세를 보인 것은 무엇보다도 기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 연유한 것인가를 밝혀야 한다. 교회가 복음 선교를 성공적으로 잘 해서 그런 것인가. 교회가 과연 말과 행동으로서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증거하는데 그런 점도 물론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회 밖의 사회적 원인이 더 큰 비중을 갖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오늘의 사회는 너무나 물질지상주의에 흐른 나머지 정신적ㆍ영적문제에 주림을 느끼는 현상도 없지 않다.
또 진리의 추구보다는 현실일변도로, 인간의 존엄성보다는 경제적 도구화, 정의의 구현보다는 부조리의 연관확대, 자유보다는 통제, 사랑보다는 이익과 불신 등등의 모든 사회 현상은 점차 인간성의 상실과 소외를 느끼게 된다. 그 중에 특히 진리를 찾고 정의에 목말라하고 자유를 갈구하고 사랑을 맛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혹시나 교회 안에서 그런 것을 발견할 수 없을까 하는 한 가닥의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대도시의 민감한 지성인들 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입교자의 증가율이 현저하다는 사실이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는 과연 이러한 한국 사회의 시대적 증표를 파악하고 이를 받아들일 만한 태세가 마련되고 있는가. 정말 복음의 포도밭에는 추수할 것이 많다.
그러나 일꾼이 부족하거나 또는 일꾼들이 낮잠을 자고 있지나 않은지 반성해야겠다. 또 교회 안에 받아들인 그 많은 새로운 구도자들이 과연 실망하지 않을 만큼 교회는 그들의 소망을 채워주고 있는가. 우리 자신들이 진정 정의와 평화가 사랑과 진리에 살고 있는가. 이것은 냉담자와 행방불명 신자의 증가율이 신자의 증가율보다 더 많다는 놀라운 사실, 바로 경종을 울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때에 교회는 신자증가의 외화에 안주하지 말고 기존신자의 내실을 기하는 데 소홀하지 말아야 하겠다. 즉 신자의 양적증가를 도모함과 동시에 질적 향상에 더욱 역점을 두어야 하겠다. 그러므로 예비자 교리교육에서는 새로운 교회상을 부각하는 첫 단계의 준비를 잘해 주어야 하고 또 신자들의 성인교육에 대해서도 더욱 주력 성숙한 신앙의 자세를 확립하는 데 가일층의 박자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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