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제직ㆍ기혼자의 사제서품과 독신사제의 결혼ㆍ재혼자에 대한 자동 파문 철회ㆍ부부의 양심에 따른 산아제한-. 전통적인 가톨릭 신자들에겐 악마의 소리로 착각할 만한 제안들이다. 작년 10월 미국「디트로이트」에서「행동에의 부름」이란 주제로 열린 전국 사목회의는 무려 1백82건의 제안을 발표했는데 그 중에 이 같은 파격적인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회의에는 주교와 신부ㆍ수녀ㆍ평신자 대표 1천2백30명이 참석했었다. ▲미국 주교회의는 이「행동에의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주교들로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었다. 드디어 5월 초 주교회의 전반기 연차총회가 2백46명의 주교들이 참석한 가운데「시카고」에서 개최됐다.
주교총회는「행동에의 부름」이 제시한 제안들을 주교 특별위원회에 넘기기로 결정하면서「파격적인 제안」들은 간단히 폐기해버렸다.「바티깐」당국이 이들 제안을 이미 일축한 바 있고 또한 주교들의 보수적인 속성으로 보아 벌써부터 예상되던 조치였다. ▲사제 독신제에 대해 주교단은 모든 사제에게 독신을 요구하는 교회의 전통적인 견해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지난 1971년 세계 주교대의회(시노두스)가 사제 독신제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여성 사제직에 대해서도 최근「바티깐」당국이 반대 입장을 천명한 점을 역시 재확인했고 부제직을 주자는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의 역할을 확대시키고 사제직 문제는 더 연구하기로 했다. ▲「행동에의 부름」회의는 도덕적인 산아제한 방법을 결정할 부부의 권리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었다. 이에 대해 주교단은 양심의 자유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모든 인공적인 방법을 반대하는 바오로 6세의 입장을 지지했다. 동성애에 대한 차별대우를 종식시켜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언급을 회피한 주교단은 동성애가 비도덕적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되풀이 강조했다. ▲이번 주교총회는 가장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했다. 이혼한 신자들에게 자동적으로 내려졌던 파문 조치를 철회한 것이다. 비롯 성체를 영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이혼신자의 교회생활을 회복시킨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교황의 승인을 받아야겠지만 사랑과 화해의 정신에서 볼 때 참으로 바람직한 결정이라 하겠다. 그리고 성체를 손으로 받아모시는 방법도 허용됐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이 방법이 불경스럽다고 강력히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주교들이「파격적인 제안」에 크게 저항했지만 좀 더 협의해 보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 여유가 조금은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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