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국 좁은 땅에서도 대부분의 부류는 어떤 인간들의 생의 실상을 전혀 이해도 짐작도 못하고 살지 않나 생각되는 삶의 부류가 있다.
그야말로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돌을 아무리 져 날라도 그것은 다시 산꼭대기에서 굴러 떨어지듯 진종일 비지땀을 흘려 일하고 일해도 그날의 호구가 어렵고 내일 또 오늘과 똑같이 짊어지고 오르지 않으면 안 되는 생존의 무거운 돌을 져 나르는 노동판의 노동자들이 그들이다. 안전한 생활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이런 변두리 인생은 생존의 단애에 붙어있는 것 같아서 자칫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듯 위태로운 곡예의 현장에 내몰려 있는 현상이다. 그래서 그들은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 우발적인 일을 저지르기가 일쑤다.
폭행과 파괴, 파렴치한 행패 등, 그것은 결국 지친 생활로 인한 자포자기이며 정상적으로 육체적으로 자체를 할 도덕적인 의지를 가질 여유가 없다. 단지 몸뚱이 하나를 유지하기 위해서 천신만고로 벌어서는 도루 입으로 다 집어넣거나 술로 혹은 하룻밤 노름으로 날려버린다.
그러나 이런 인고 속에서도 성실히 일하고 성실히 생을 도모하는 노동자도 없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기본적인 생활 보장이 없는 이들을 무지와 본능 속에 패색되어 인간다운 눈을 뜨지 못하는 몽매한 무리들이다.
그런데 이 변두리에서 10리를 못 가서 와글거리는 도시의 그 현란한 물질문명의 향유, 정신적인 문화 종교 기타 의식인들의 그 숱한 책상 위에서의 도모는 이들과는 무관한 피안의 일들 같이 격리되어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과잉 생산된 어떤 것이 전혀 미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러나 그런 것 중에 찌꺼기 아닌 성하고 옳은 것이 이들에게 미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비단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처음부터 기본적인 교육이나 의식 계발을 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그들은 이처럼 모든 면에서 소외된 존재들이지만 그들의 그 단순한 생태로 보아서는 밀려났다거나 그런 의식조차 없이 체념한 듯 타성에 젖어 있다.
노동판에 몰리는 이 수십만의 하루살이와 같은 노동자들을 위해 어떤 위정자 어떤 일부 종교인들의 머리 속에 과연 이들에 대한 진정한 이해로써 현실적인 구제책이 어느만큼 차지하고 있느냐가 문제다. 어쩌면 이런 계층은 어제 그제 생겨난 사실도 아니고 게다가 어느 시대이든 필요한 존재들이고 보면 하나의 기정사실로 묵과되고 있는지 모른다.
현대의 고층 아파트나 빌딩을 짓기 위해 동원되는 이 생활권 밖의 노동자들에 대한 인간다운 영위는 끝내 남아있을 인간 사회의 과제일까. 어떤 위치에서든 인간은 자기의 생을 성실히 살아내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런 처참한 현실을 당면하고 보면 새삼 삶에 대한 근본적인 곤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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