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사회문제연구소 (소장 임진창 교수) 는 71년부터 한국 주교회의의 위촉을 받고 한국 안에서 교회가 하고 있는 대사회사업 전반에 걸쳐 현황을 분석 평가하는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한국 사회의 발전과 가톨릭 교회의 역할」이란 종합 보고서로서 출간 발표했다. 먼저 주교회의의 뜻있는 계획과 동연구소의 조사의 노고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이 조사 보고서의 내용을 개관하건대 조사 대상은 ①경제개발사업 ②사회사업 ③교육사업 ④매스콤 ⑤의료사업 등 5개 분야 전반에 걸쳐있고 조사 방법은 현황 분석 구체적 사례 연구 평가 문제점 및 해결 방안 등으로 결론 짓고 있다.
먼저 조사 대상의 각 사업별 항목을 열거한다면 ①경제개발사업으로는 축산 주택 농장 지역사회 종합사업 수직 신용협동조합 등이고 ②사회개발사업으로는 관ㆍ육아원 양로원 나환자시설 기타 (농어촌 근로자회관 사회복지원 등) 등이고 ③교육사업으로는 국민학교에서 대학에 이르는 각급학교이고 ④매스콤 사업으로는 간행물방송 영화이고 ⑤의료사업으로는 병원 진료소 등이다. 이와 같은 항목을 볼 때 우리는 교회가 실시하고 있는 대사회사업의 전모를 조감할 수 있다.
그리고 조사 보고서에서 지적된 바 문제점과 해결 방안은 각 사업별 또는 항목별로 각기 다르다. 그러나 개괄적으로 보아서 대체로 교회가 효율적인 사회 개발을 위해서 ①의식계발 ②전문적 인재 육성 ③조정기구 설립 ④국내 재원 개발 등이 공통적으로 요청되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의식 계발에 관해서는『사회사업에 종사하는 당국자들이 역대 교황이 선포한 사회 회칙과 현대 세계의 사목헌장에 대하여 무관심하거나 무지하다』는 것을 지적하면서『이러한 문헌들과 개발 신학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의식화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의하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실로 동감이다.
교회는 교회 자체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세계의 구원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은 백 번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교회가 사회를 위해서 행하는 이른바 사회사업도 단순히 그 사업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업을 통해서 세계의 구원에 도움이 나타나야 할 것이다. 그것은 곧 그 사업으로 인해서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고 증거되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에 교회의 사회사업이 일반 사회의 방법과 다름이 없이 다만 그 사업 자체의 번창만을 위해서 하고 그리스도를 현존케 하는 증거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는 굳이 교회의 사업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교회의 사업 가운데 그러한 사례를 볼 수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마치「사슴을 쫓는 자가 사슴만 보고 산 (山) 을 보지 못한다」는 비유에 해당되는 것이다.「교회는 구원의 보편적 성사」와 같은 것이라고 교회 헌장은 선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행하는 모든 일 특히 사회적인 활동에 있어서는 그 활동을 통해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표지와 도구의 역할을 할 때에 비로소 본질적인 교회사업이 될 것이다. 또 보고서는『교회는 각 분야의 문제를 다루는 특수 전문교육 기구를 설치, 인재를 양성하여 계획의 수립 및 정책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하겠다』고 지적했다. 이는 오늘날 사회의 세분화 전문화의 경향에 적응한 당연한 평가로 받아들여져야 하겠다. 다음은 각 사업체 간의 협조와 조정의 필요성도 지적하고 있는데 이도 같은 종목의 사업이 아무런 상호 연결 없이 산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현황에 비추어 하루 속히 각 사업의 계열별 협조기구가 마련되는 것이 좋겠다. 끝으로 보고서가 제안한 것은 국내 재원 개발의 문제이다.
이것은 현재의 사업들이 외국의 원조에 의존하는 부문이 상당수 있어서 그 지속성과 자주성에 항시 불안정한 상태임을 감안해서 이를 국내에서 자력 해결하는 방향으로 적극 연구해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이상과 같이 이 보고서의 윤곽을 극히 개괄적으로 고찰한 바 구체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당무자들의 의견도 다양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교회 당국의 당초 계획의 의도에 따라 이 조사 보고서를 세밀히 검토하고 또 당무자들로 하여금 거듭 의견을 교환하여 보고서가 하나의 장서에 그치지 않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도록 관계 당국의 깊은 배려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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