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교회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교리교육을 통하여 신앙을 교육시키고 있는 곳이 주일학교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 주일학교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또 어떤 문제들을 안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주일학교 운영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주일학교 운영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몇 가지만을 제시해 본다. 한마디로 주일학교가 전국적인 차원에서는 물론 교구적 차원에서 어떤 통일된 체계가 없이 산발적으로 제 멋대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들어 보겠다.
첫째로는 주일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재가 각 교구 각 본당마다 다른 것이 문제이다.
한 교구 안의 각 본당에서 사용하는 통일된 교재가 없이 아동들에게 효율적으로 신앙교육을 시킬 수 없다. 한국 사회처럼 인구의 이동이 잦은 나라에서는 반드시 통일된 어떤 교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아동이 다른 본당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쉽게 그 본당 주일학교에 동화될 수 있고, 계속해서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다.
둘째로 주일학교 교사의 빈번한 이동을 문제로 들 수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주일학교 교사들의 평균 수명은 몇 개월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본당마다 학기 초가 되면 교사 결원을 보충하기에 고심하고 있다. 교사는 적어도 일 년 동안 한 반을 담당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아동들을 교육해야 한다. 만일 교사가 학기 도중이나 학년 도중에 중단하면 아동들만 희생하게 된다.
셋째는 주일학교 교사의 자질문제를 들 수 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본당의 대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교사직을 담당하고 있다. 심지어는 고등학생이 교리를 가르치는 본당도 있는 실정이다. 본당 신부는 교사직을 맡을 신자들을 엄선해야 한다.
자격이 없는 교사가 어떻게 아동들에게 신앙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교사 선발은 그의 신앙생활, 교리 지식, 사명감 등을 고려하여 엄선되어야한다.
넷째로 주일학교의 학교 체계화의 결함이 커다란 문제 중의 하나이다. 이름만 주일학교지 체제 면에서나 시설 면에서 너무나도 빈약한 실정이다. 주일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효율적인 신앙교육을 위해서는 주일학교의 학교 체제화와 시설이 시급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현상황에서 앞으로 주일학교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지 그 문제점의 해결책을 몇 가지 제안해 본다.
첫째로 교구적인 차원에서 주일학교 교사 연합회를 창설하는 것이다. 몇몇 교구에는 이미연합회가 조직되어 역할은 각 주일학교에 실질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는 봉사적 역할이어야 한다. 즉 연합회는 교재의 선택, 교사들의 교육 프로그램의 작성, 운영 방법, 필요한 구비 서류 등을 각 본당에 제공해야 한다. 또한 연합회는 각 주일학교의 책임자들을 정규적으로 소집하여 모임을 갖고 주일학교 운영 제반 사항을 파악할 것이며 이모임에서 그들은 상호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서로 보완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 적어도 한 교구 안에서 사용하는 교재는 통일되어야 한다. 이미 출판된 교재로는 전국 교리교육위원회가 발행한 교사용과 아동용 교재가 있다. 한국 주교단에서는 전국 각 교구에서 이 교재를 사용하도록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밖에 바오로출판사에서 발행된 교재도 보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교사들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을 제안하는 바이다. 지금까지 각 교구에서는 형편에 따라 하계ㆍ동계 방학을 이용하여 교사 연수회를 실시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교육보다는 성실교육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모든 교사는 이 교육 과정을 이수함으로써 자격을 획득해야 한다.
넷째로 본당 차원에서 본당 신부는 주일학교를 체계화하고 시설을 보완할 것을 제안한다. 이것을 위해서 본당 신부는 본당 예산을 할당하여 교육 기재 시청각 교재 등을 구입해야 한다. 주일학교 운영을 위해 경비는 본당 예산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것은 물론이다.
끝으로 주일학교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부형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일반 교육에는 그렇게 열을 올리면서 왜 자녀들의 신앙교육에는 그토록 무관심하는가? 부모들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가 없이 주일학교의 운영은 물론 아동들의 신앙교육은 결코 기대하기 어렵다. 부모들의 맹성을 바란다.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현재 수많은 젊은이들이 주일학교 교사로서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며 하루 속히 주일학교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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