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무분별한 폭력 범죄가 급격하게 증가되고 있는 것은 중대 사회문제이다.
얼마 전 부산에서의 연쇄 유괴 살해사건은 지식 가진 모든 사람들의 분노의 대담성, 수사기관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연속 범행을 감행한 치밀성에 이를 보고 있는 우리들은 어이없는 심정이다. 우선 범행 동기가 명확히 추출되지 않는다. 물론 범인이 붙잡히지 않았으나 정확히 추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통상의 수사 방법에는 피해자 주변 수사만으로는 종래의 그런 유사 범죄와는 다른 점이 굉장히 많은 것이다.
원한이나 재물을 탐해서 범행했다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수사 담당자들의 중간 결론은 범인과 피해자 측과는 아무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범인의 어떤 특수 동기에 그 피해자들이 지극히 우연으로 걸려든 것이다.
이른바 무작위 임의 추출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 특수 동기가 무엇일까. 이상 성격자의 이상 동기인 것은 분명한데 그 내용은 좀체 잡히지 않는 모양이다. 눈에 보이는 어린 아이들 중에서 아무나 골라 잔인하게 살해하는 그 과정에서 쾌감을 느껴야 하는 그런 변태 심리를 엿볼 수 있다.
그런 범행이 저질러지게 된 범인의 주관적 사정을 제쳐 놓고 그것을 유도하는 우리 사회의 객관적 사정은 어떤가. 지금 우리는 미국에서 사상 1백만 달러라는 변호료를 지불한 허스트양의 인질 난동 사건의 재판을 보고 있다. 그녀가 인질이 된 이후에 그 범인들에게서 세뇌되어 은행 강도에 가담한 것에 대해서 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세뇌과정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범행을 문책하려는 것이다. 이 사건은 그 결과를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그녀를 인질로한 범인들이 살해하지 않고 생명을 보전해준 그 여유에 대해서 주목하는 것이다.
그 인질의 동기는 재물이 아닌 정치적인 것이라고 들리지만 잘 사는 나라의 여유 같은 것을 느끼고 묘한 심사에 빠지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에 이를 비추어 볼 때 사정은 너무 각박하다. 서울의 1일 교통사고로 희생되는 사람이 동경의 10배가 넘는다는 보도를 보고 기가 막히는 감상이 든다. 자동차보험은 사망의 경우 백만 원이 한도로 되어 있어 사람의 목숨 값이 너무나 싸다는 여론이 있은 지도 오래다. 이런 인명 경시는 저임금이 그 요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개발도상에 있는 우리로서는 저임금 문제를 당장에 해결해 내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고 실업문제를 단번에 완전 고용으로 해소하지 못하는 실정인 것은 틀림없다. 빈곤이 범죄의 발생 요인이 되는 것은 정설이다. 이것은 합리적인 소득 재분배 정책을 통하여 사회 이익의 합목적적 균점을 실현시키고 다른 한편으로 통계 소득 증가를 강력히 추구해 감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흉포화하는 범죄, 그 중에서도 통상의 범죄 동기 이 외의 이상 범행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문제인 것이다. 18명의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킨 김대두 사건은 재물 탈취가 직접 동기였다. 전과 2회의 그를 아무도 따뜻히 맞아주지 않아 결국 굶을 수밖에 없던 그가 택한 것은 강도 살인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의 동기가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적인 고민과 일치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방안을 확실히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문제 된 부산 인질범의 경우처럼 이상 범행에 대한 대책이다. 이상 성격자의 강제 보호를 법제화 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모든 수감자들에 대한 정신 감별을 일차로 해야 하며 일반 의사들이 진찰 중 정신 질환자 내지 이상 성격자를 발견했을 때 이들을 수용ㆍ격리하여 치료 교정하는 시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 이유 없이 생명 신체에 위해를 당하는 그런 선량한 다수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더 말할 여지가 없다. 다시는 그러한 무분별한 범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예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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