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典禮)행위가 교회생활의 기본임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본당에서 집전되는 주일미사 하나만 보아도 본당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본당 운영 실태를 유추(類推)할 수 있다. 본당 전체의 신심과 사도적 열성이 미사 예절을 통해 이미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본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내용과 목표까지도 미사 중에 공표(公表)되기 마련이기에 더욱그렇다. ▲재미있는(?) 것은 본당마다 주일미사 예절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이다. ○본당의 경우를 보자. 본당 신부는 미사가 시작되기 20분 전쯤 성당 문에 나서서 신자들을 맞이한다. 신자들은 모두 성서와 성가집을 들고 있다. 미사 중엔 모든 이가 복음을 함께 읽고 성가집을 펼쳐 함께 성가를 부른다. 미사가 끝난 후에도 본당 신부들은 성당 문에서 신자들을 전송한다. 신부와 신자들 사이에 거의 완벽하다 할 정도로 일체감이 있어 보였다.▲전례가 신자들을 일치시킨다는 사실은 하나의 상식이다. 그러나 일체감을 살리지 못하는 기계적 전례행위로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제2차「바티깐」공의회에서 전례 개혁을 단행한 의도를 좀 더 깊이 인식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 같다. 모든 경문을 우리말을 쓰게 한 것은 사제와 신자들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함이었다.
사제가 신자들을 등지고 벽을 향해 미사를 드리던 방식을 정반대로 바꾼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우리말을 사용하고 신자들을 향해서 함께 미사를 드린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공의회의 의도를 사제답고 예언자다운 지혜와 창의력으로 자꾸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본당에서 모든 신자들에게 성서와 성가집을 갖고 미사에 참여토록 한 조치도 바람직한 것 같다. 그것은 집에서부터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완전히 의식적으로 미사에 참여케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진보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을 실행하고 있는 본당이 ○본당만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자기가 한 것이 아니면 거들떠보려고도 하지 않는 권위주의와 아집에 있다. 객관적으로 보아 좋다고 생각되면 대담하게 모방하는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본당과 같은 본당일수록「불우이웃돕기」나「가난한 본당돕기」에 솔선수범하고 있는 현상은 조금도 이상할 것이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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