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히 흐르는 홍수처럼 길가 저자나 총총히 박힌 무수한 주택이나 아파트 종합병원 어딜 가나 어느 곳에나 만원인 인파 속에서 인간들은 오늘을 살기에 지쳐 있다. 보이는 그 얼굴 생김새나 사는 꼴은 그야말로 십인십색、천차만태로 그 차별이 너무나도 극심하다. 또 한편으로 눈에 안 보이는 그들의 생각、그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유별날까? 도대체 이와 같은 인간들의 아귀다툼의 제일 큰 원인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하나의 욕망、하나의 마음에서 비롯된 현실의 결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오늘날 고도로 발달된 과학과 기술 물질 문명 문화는 인간들을 노예로 전락시키고 있다. 또한 세계도처에서의 전쟁은 인간들을 죽이고 비인간화시킨다. 과학 문명의 산물인 약은 이를 써서 전쟁과 신병의 희생자를 살린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인간들의 육체와 정신과 마음은 병들어간다.
물질만능주의와 권세에 중독이 되고 그릇된 쾌락과 이기주의와 알콜의 중독자가 매년 늘어간다. 이다지도 병든 인간의 마음을 고칠 수 있는 묘약은 없단 말인가. 역사적인 인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기 자신을 지불하는 아가페 사랑의 묘약으로 처방전을 내놓았다.
병의 원인부터가 사랑에서 생긴 것이니 사랑으로밖에 다른 뾰죽한 묘약이 없는 것이다. 사랑 자체이신 주님께로부터 태어난 인간의 마음은 바로 주의 성심을 적나라하게 반사했던 어린 동심의 마음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있었다. 성장하면서 주위 인간들의 무수한 조건과 병든 마음에 전염되어 상실이 되고 한이 되어 시커멓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무의식이나 의식 중에 무수한 방비책에 의하여 마음의 고통만 심하여 질 뿐이다. 바로 그러한 때 주의 성심 같은 이해하는 마음으로 자유를 주고 믿어주고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사랑으로 그 무수한 방비책들이 하나로 필요없게 되고 병든 인간의 마음도 진실한 사랑으로 다시 회복되어 성심 같이 사랑이 빛난다. 따라서 이웃 인간들에게 사랑은 사랑으로 보답하는사랑을 반사하는 주의 성심을 찾게 되는 것이다.
현대 심리학자 에릭 프톰은 사랑은 낳는 힘이라고 말했다. 사랑 받기보다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충만된 삶의기쁨과 즐거움을 안고 살 수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런 것이니라. 너희가 먼저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내가 먼저 너희를 사랑했노라는「내리사랑」、주의 성심으로 해결되지 못할 인간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주의 성심 같은 사랑의 불길에 타서 없어지지 않는 이 세상의 죄악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사랑을 사려면 자기 자신을 지불하지 않으면 결코 자기가 바라는 사랑을 살 수 없다고 하신 성 토마스ㆍ아퀴나스의 말대로 자기 자신을 남김 없이 지불하여 성심 사랑으로 현대인들의 극단적 이기주의의 병을 완치시키신 것이다. 흐르는 물은 결코 썩지 않고 신선하듯이 그릇된 이기주의의 썩은 스트레스는 성심의 사랑으로 흐르게 하여 심장마비보다도 더한 인간 마음의 마비를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마음에 무거운 인생의 짐이 가벼운 사랑의 짐으로 변하여 갈 것이다. 오직 사회의 회복만으로 가능하며 사랑만으로 계산하는 주의 성심을 배워야 할 것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사랑 안에 머무르는 자 안에 하느님도 머무르신다.
인간이 만든 인공위성도 제 궤도를 벗어나면 우주 쓰레기가 되듯이 우리 인간의 마음도 성심 사랑의 궤도를 벗어나면 인간 쓰레기로 저주받을 인간밖에 되지 못한다.
우리 신앙인들도 그 이상 내려가고 탈선하면 신앙하고 사랑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냉담과 외면도 한계선이 반드시 있는 법이니 과거 자신의 생활 주변으로 밀려나가기만 한다면 영원히 제 궤도를 벗어나게 된다. 물론 우리 자신들의 마음으로 주님을 저버리고 포기하지 않는 한 절대로 먼저 주의 성심은 포기하시지 않는다. 다만 차라리 뜨겁든지 차든지 하면 메스꺼워서 도저히 담아둘 수 없고 통에 버리지 않을 수가 없다. 모든 세균들이 살 수 있는 온도는 섭씨 1백도도 아니고 0도도 아니며 미지근한 온도다 . 모든 악의 온상도 이와 같이 미지근한 신앙인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 불을 놓으러 왔으니 불타는 것밖에는 내가 원하는 것이 또 무엇이랴』이 같은 주님 사랑으로 불타 없어지지 않을 이 세상의 악이 또 어디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주 우리에게 대한 사랑이 우리들의 사랑을 재촉한다. 이 성심성월에 다시 한 번 우리의 신앙 자세를 돌이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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