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평소 골똘히 생각하던 것이 꿈으로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언젠가「꿈과 철학」이라는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또한「성과 문학」이라는 책에서도 현실과 꿈의 관계를 이와 비슷하게 서술하고 있었음이 상기된다.
그렇다면 나의 골똘한 염원은 무엇일까.
나는 수 년 전에 무거운 죄를 범했다. 나의 지극히 사랑하는 아들을 해수욕장인 바다에서 잃었다. 그 아이는 당시 국민학교 6학년이었다. 티 없이 맑은 아이였다. 부모의 어려운 사정을 민감하게 알고 스스로 행동하는 아이였다.
깜찍한 정이 가상하기도 했으나 우리 내외는 그 연약하고 욕심 없는 성품에 만족을 느끼기보다 오히려 걱정이 많았다.
4학년 때부터 보미사도 곧잘 했다. 이런 자식을 나의 보호 소홀로 순식간에 천당에 보내게 된 것이다.
그 후 나는 죄책감과 슬픔으로 견딜 수 없는 나날을 보냈다. 그 예쁜 얼굴은 내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어디에서『아버지!』하고 달려올 것만 같았다.
나는 쓰라린 마음을 진정시키며 기도했다.『하늘나라 푸른 초원에서 천사들을 벗 삼아 구김살 없이 뛰놀 수 있도록』해 달라고.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 나의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는 수없이 되풀이되었으며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게 기도할 것이다.
이러한 골똘한 영원이 꿈으로 나타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방지거가 있는 곳이 꿈에서 본 그 아름다운 곳이기를 나는 믿고 싶다. 그리고 수 년이 지난 지금도 그 꿈을 나는 잊을 수 없다. 그리하여 그 꿈의 교훈을 생각한다. 성실하지 못하고 멍들어 있는 나의 삶에 대하여 경종으로 말이다.
우리 천주교에서는 천당을 믿는다. 우리는 사후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복락을 얻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리하여 희생과 극기와 기도를 바친다. 하늘나라는 나의 희생과 사랑과 기도로써 얻어지는 가장 고귀한 것이 아닌가.
생명이 다할 때까지 보수 없는 사랑, 희생의 지불이 없는 자에 대하여는 천당의 문은 열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수레를 끌고 험하고 가파른 고개길을 올라가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매사가 순탄치 않다. 힘들고 어렵다. 그 힘들고 어려운 삶을 성실하고 진실하게 살아갈 때 주님의 은총을 받게 될 것이다.
꿈 속에서 나타난 신사의 도움, 그것은 전능하시고 전지하시며 전선하신 주님의 은총이 내려지는 경우가 그러한 경우일 것으로 나는 믿고 싶다.
결론적으로 우리의 신앙생활은 주님의 말씀을 생활화해야 하고 천당은 땀과 피의 대가로 얻어지는 지극히 고귀한 것이라고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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