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단에서는 당면할 주요 과제에 관하여 77년도 주교회의 춘계총회에 문제 해결을 위한 건의를 했다.

그 건의 내용과 인준된 사항을 보면 ①군종신부의 성사권과 관할권에 관하여 현역 군인과 군용지에 거주하는 (군인 APTㆍ군 관사) 군인 가족 및 군속에 관한 사목 관할권은 원칙적으로 군종단에 있고 동시에 교적 관리도 겸한다. 군종사제 부재시는 해당지역 본당에 속한다.

②부대 지역에 있는 작은 공소 신자는 군종신부가 사목하고 공소 건물은 군종 사제관으로 활용하도록 우선적 배려를 한다.

③군종단을 군종 사목구로 승격, 신청을 교황청에 내도록 한다.

④각 교구에서 군목으로 파견하는 사제는 서품 후 2년 이상 사목 경험을 한 사제로 한다.

이상 주교단의 결정을 보면 군종단을 군종사목구 (준교구) 로 승격시킨다는 것이 주목된다. 현재 군사목에 종사하는 신부 수를 보면 육군 37명 해군 5명 공군 11명 등 합계 52명이 헌신하고 있다. 이 52명의 군종사제들이 60만 군대를 상대로 사목활동을 펴고 있으며 그 안에 산재한 신자들의 직접적인 사목까지도 담당하고 지역적으로는 군 분포에 따라 남한 전체가 활동무대가 되는 셈이다. 이것만 가지고 보더라도 군종단이 담당하고 있는 사목의 내용이 얼마나 방대하고 또 중대하며 이에 따르는 사목 업무가 얼마나 어렵고 큰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군대 사목 자체가 일반교구 사목과 다르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구분이 잘 안 되므로 혼선이 빚어지는 예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주교단은 군종단 창설 이래 27년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보다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사목활동을 추진시키기 위해 군종단을 준교구 체제로 제도적으로 승격시켜 법적 보장하에 군사목을 지원토록 결의한 것이라 하겠다.

앞으로의 과제는 군종단이 이와 같은 준교구 체제로 군종사목구를 인준 받도록 그 내용을 준비하여 주교단의 명의로 제출하는 것이다. 교황청의 인준을 받게 된다면 군종단의 활동은 보다 의욕적으로 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군종사제들의 영성 및 사목에 관한 지휘권이 보강될 것이며 인사 및 사목 계획에도 적극적인 성격을 띨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구 사목과 군사목과의 여러 가지 문제점도 쉽게 해결되리라고 본다.

또 한 가지 준교구로서의 군종사목구가 설정된다고 한다면 이에 따르는 기대 또한 크다고 보겠다. 첫째 군종사제 수의 증가문제이다. 그것은 60만 대군을 현재 53명이라는 극히 적은 인원의 군종사제가 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사실로 미루어보아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가를 알 수 있다. 특히 개신교 군목과의 비율에서 76년도 말의 통계에 의하면 목 사2백76명 대 신부 48명이라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둘째、사목 및 행정 체계에 있어서 보다 강력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군인 신자들의 전체적 이동 파악과 군 교적의 정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매년 전국 신자 통계표에 군인 신자들의 통계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군인 신자들의 교리교육 영성교육 그 밖의 성사 및 사목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적 물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각종 사목 문서의 정비문제이다. 앞으로 군종사목구가 설정되면 교구와 마찬가지로 교적 성사 대장 특히 혼인 사목 문서 통계 자료 등을 완벽히 갖추어야 할 줄로 안다.

더욱이 군종사목구는 군인 신자의 출신 본당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할 것이며 군 제대시에 교구 본당으로 환원될 때 사목 문서 인계를 신속히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주교단은 군종사목구가 설정되면 주교단으로서의 적극적인 뒷받침을 해주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오늘날까지 한국 교회의 실정을 보면 많은 기구와 제도를 설정은 했지만 주교단의 협조 부족으로 유명무실하거나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 예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군종단으로서는 군종 사목구 설정에 관한 규약 준비 과정에 있었서 주교단의 협조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고 명시적 표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루 속히 군종사목구가 사목에 있어서 완벽한 체제를 갖추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