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친구의 허물을 감싸주지 못하고 선생님께 고자질하면 입이 싸다고 따돌림을 당했다. 분명 입이 싸다는 것은 덕 있는 자의 소행은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신고정신」이나「고발정신」이니 하명서 엉뚱한 방향으로 유도되기 시작하여 마침내 이웃 간의 신뢰관계도 허물어지려고 한다. 올바른「신고정신」이란 그 인간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정의와 사회공익을 위해 부득이한 때 그 신고정신은 권장될 수 있다. ▼정신건강관리소도 고발로 들통이 났다. 수많은 기업들이 고발 때문에 세무사찰을 당한다. 그런데 이런 고발들이 대개가 상금 아니면 복수의 목적 때문이다. 미운 사람을 복수하는 쉬운 길은 요즈음 상대방의 허물을 들추어내는 것이다. 공연히 남이 잘되면 심술이 나서 고발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오늘날 사회풍조의 한 단면들이다. ▼중학교 교사가 교무실에서 동료교사들과 이야기하면서 현 정부를 비방했다고 한다. 그 동료교사는 현 정부를 옹호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서로 간에 언쟁이 벌어졌다. 그런데 상대편이 말싸움에서 수제에 몰렸던가? 그는 동료교사를 고발했고 그는 해임되었다. 고발정신을 살린 그 동료교사는 지금 통쾌하고 마음이 편할까? 고자질한 교사의 소행이나 해임시킨 도 교위나 재심을 기각한 총무처나 모두 소인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서로의 신뢰와 협조로써 위대한 행위는 행해지고, 위대한 발견이 이루어진다. 신뢰만큼 세상에 흔한 것도 없고, 실상 신뢰만큼 천하에 드문 것도 없다. 신뢰란 이렇게 귀한 것이지만 그 신뢰는 강제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에게 결코 신뢰를 강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주민의 입을 봉하고서 큰 정부, 큰 정치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래서야 어느 천 년에「신뢰하는 사회」를 이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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