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 주위에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내가 아는 교수도 의사의 진단 결과 노이로제 증세로 몇 주일 동안 휴양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본당 교우 한 분도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 수면제를 먹고 잔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마음이 불안해 진정제를 먹는 사람도 있다.
최근 자살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우리 친척 부인 한분도 우울증에 걸려 비판하다가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 운동권 학생들의 잦은 분신자살, 임금 투쟁을 하다가 분신자살한 노동자, 빚에 쪼들려 음독자살한 농민, 고3병에 고민하다 투신자살한 고등학생 등의 자살을 신문기사를 통해 흔히 볼 수 있다.
단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끊는 것은 극단적인 일이고 우울증이나 신경과민 정도는 인간이 사는 곳이면 흔히 볼 수 있다.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불안을 잊고 신경을 안정시키려고 한다. 그들은 진정제를 복용함으로써 일시적인 오락이나 음주에서, 심지어는 환각제를 복용함으로써 기적적으로 내적갈등을 도피하고 마음의 위안을 구하려고 한다.
그들은 밤의 벽이 갈라진 것을 보고 벽지를 사서 도배를 하고 진정제를 먹을 때처럼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벽이 또 갈라지면 더 두꺼운 벽지를 바르고 안심하려고 애쓴다.
그들이 먹는 진정제도 이 경우와 똑같다. 표면적인 치료에 불과하다. 어떤 진정제도 인간의 불안과 우울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는 못한다.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안정과 참된 휴식이 필요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들은 활동범위가 너무 넓어 동분서주하다가 얼마 못가서 지치고 만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현대인의 특징은 무사분주한 것이다.
그들은 외부에서 생기는 복잡한 일로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생긴다.
그들의 머리 속에는 복잡한 생각과 이기적인 욕심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그들은 양심을 통한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고 마음의 평화를 느끼지 못한다. 많은 생각과 욕심을 가진 사람도 재물을 많이 가진 부자와 마찬가지로 마음의 평화를 누리지 못한다.
그런데 현대인은 바로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한다. 데카르트의 코지토(cogito) 사상을 비유로 현대 철학자 죤듀이는『나는 소유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현대인은 소유에 큰 가치관을 부여하고 있다. 과연 소유한다고 해서 인간이 행복할 수 있으며 인간의 불안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인간의 욕심은 무한하기 때문에 말두면 종두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면 인간 불안의 근본적인 치료는 무엇인가? 성 아우구스띠노의 말처럼 하느님 없이는 인간이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없고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하느님을 알고 그리스도를 통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다. 하느님이 인간을 그렇게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우선 그리스도를 통해서 인간 마음의 심층유도부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인간은 하느님 사랑에 여행한 원죄 때문에 마음 심층에 금이 생겼고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하느님의 뜻대로 구세주이신 그리스도를 마음속에 모시고 살아야 한다. 그 분만이 우리에게 진정한 평화를 주시기 때문이다.
또한 복잡하고 분주한 현실 속에서도 모든 것을 복음정신에 초점을 맞추고 그리스도의 뜻대로 생활할 때 불필요한 많은 일들에서 해방되고 외부에서 오는 불안감도 자연히 없어진다. 그리스도의 뜻이라면 어떠한 역경도 달게 받을 때 슬픔이 바뀌어 오히려 기쁨이 되고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인간은 자신의 불안을 일시적으로나마 진정시켜 주는 진정제를 찾게 되고 그만큼 자신의 건강도 망치게 된다.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마음의 평화를 도모할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고 나약한 존재다. 오직 구세주이신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하느님과 일치하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으며 불안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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