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제1기 평신도 신학강좌」가 7월6일 6차의 전 과정을 끝내고 첫 수료자 54명을 배출했다.
무릇『신도는 우선 신앙으로써 창조와 구원의 신비 속에서 생활하며, 하느님 백성에게 생명을 주시고 사람들로 하여금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 안에서 세상과 사랑들을 사랑하도록 재촉하시는 성령의 감동을 받아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명을 다 할 줄을 배워야 한다.
이런 영성적 교양 이외에 나이 신분 재능에 따라 신학 윤리학 철학 등의 철저한 이론적 교육도 필요하다. 실천적 내지 기술적 교육과 함께 일반교양의 중요성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평신도 교령 29)라고 제2차「바티칸」공의회는 우리 신도에게 가르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미 선교 3세기에 돌입하여 신도상을 재정립하여야 하는 전환기에 처해 있다. 즉 예언자적이고 사도적인 메시지를 신앙의 용기와 성실로써 서슴없이 한국 민족에게 선포하여야 할 결단의 때에 살고 있다
여기서 우리 신도들이 본질적으로 지나고 있는 취지의 역할을 제대로 알고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신앙인으로 응답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느냐 하는 물음을 던져야 하겠다.
신학자 칼 라너는 이렇게 말하였다. 『무엇보다 아래와 같은 면에서 신도는 여전히 임무를 가진다. 오래된 임무 그러나 항상 다시 강조되어야 하는 임무다. 즉 종교나 신학에 있어서는 다른 분야와 같이 자기 지성의 수준에 맞추어서 자기 자신을 공부해야 한다.』라고 말이다.
우리 신도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신학공부가 필요하며 예언자적이 고 사도적인 메시지의 깊이에 대한 근본적 통찰이 요구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들 신도가 공부하고 있는가 하고 거듭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초기신도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귀로 들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눈으로 읽고 진리로써 받아들인 신도의 교회였다.
「천주실의」등 여러 책을 갖고 교리를 연구해 오다가 남인학파의 젊고 뜻있는 학도들이 연구의 범위를 넘어서 그 교리를 실천에 묶기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한국천주교회는 어디까지나 신도들의 지식 애의 결과로 일어난 학문적 연구가 신앙운동이라는 실천행위로 발전한데 기인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초기신도들의 지식애가 복음의 수용이라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로 말미암아 이 지식에는 복음의 진리를 깨닫게 됨으로 해서 더욱 참된 진리애로 변화, 발전해 왔던 것이다.
이 거룩한 전통을 계승한 오늘날의 우리 한국의 하느님백성은 어떻게 되었는가? 오늘과 미래를 위한 가톨릭이 생활의 현실이라는 것과 교회가 인간에게 요청할 수 있는 절대적인 것은 이러한 세계에서 도피하지 않고, 거기서 사는 완전한 현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제1기 평신도 신학강좌를 수료한 54명이야말로 84년 7월 이래 1년 9개 월동안 6차에 나뉘어진 교육을 이수한 참으로 훌륭한 신도들이다. 정말 신학공부의 기초 작업을 몸소 바쁜 중에도 끊임없이 계속 수료하였다는 것은 높이 평가돼야 할 것이다.
혹자는 한두 분의 전문가의 의견으로만 신학 철학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전적으로 수립하였다든가 또는 평신도 교육을 대신학교의 축소판정도로 생각하는 발상도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아무튼「평신도 신학강좌」는 행동하는 믿음위에 폭넓은 신학이론을 겸비함으로써 복음화 제3세기를 맞는 평신도상을 수립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제1기 평신도신학강좌를 면밀히 검토 평가하여 신도의 신학강좌를 그들의 고유 사명에 따르는 프로그램으로 연구하여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요망하는 바이다.
무릇 교육은 어떠한 교육을 막론하고 지속적이며 체계적일 때 생명력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서울 평협이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평신도신학강좌를 통해 평신도교육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이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강좌의 프로그램 개발과 효율적인 운영방안의 개선도 필요하겠으나, 내용과 운영은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가면서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 평협은 지난 해 2월 상설 전문교육기관으로 설치한 바 있는「서울대교구 평신도연수원」에 평신도 신학강좌의 운영 제반문제를 일임, 이 연수원을 활성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서울대교구 평신도연수원은 평신도의 사도적 영성을 형성하기 위해 그리스도교적 교육연수를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제1기 평신도 신학강좌내용 및 일정 등에도 관여한 바 있어 앞으로 평신도 신학강좌를 주관할 적임 기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기존의 평신도연수원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평신도 신학강좌 실시의 지속성과도 함수관계가 있다고 보여 지기 때문에 평신도연수원을 통한 평신도 신학강좌의 재개를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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