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사화를 보면 다니엘서 13장에 기록된 <다니엘과 수산나>의 얘기가 나온다. 수산나는 아름답고 신심이 깊은 유부녀였다. 그런데 그 당시 판사로 뽑힌 장로 두 사람이 수산나의 아름다움에 제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어느 날 미역을 감으려는 수산나 앞에 들이닥쳐 <우리말을 듣지 않으면 당신이 어떤 청년과 간음했다고 공표하겠다』고 협박했다. 정숙한 수산나는 이에 불복, 큰 소리로 사람을 불렀다. 그러나 판사들의 거짓 증언으로 결국 수산나는 사형이 확정된다. ▲방청자들은 수산나에 대한 재판 결과엔 미심쩍은 점이 있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다니엘은 재심을 요구했다. 그는 두 판사를 따로 떼어 분리심문을 했다. <당신은 어떤 나무 밑에서 간음하는 장면을 보았는가?> 이 물음에 한 사람은 <유향나무 밑>이라고 대답했고 한 사람은 <매화나무 밑>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그들의 위증 사실이 대번에 드러나고 말았다. 판사 장로들은 돌로 쳐 죽임을 당하는 형벌을 받았다. ▲구약사화에는 이렇게 악행이 있으면 반드시 징벌이 뒤따르게 돼 있다. 그러나 신약에선 <원수 갚는 일은 내가 할 터이니 내게 맡겨라>하신 주님의 말씀을 상기시키면서 <사랑>을 강조한다. 故 김흥섭 판사가 <최대의 오판》으로 지적한 재판에 의해 처형된 예수님 자신이 그 모범을 보이셨다. ▲당시 유대 총독 빌라도는 재임 7년간 샅샅이 펼쳐 놓은 정보망을 통해 예수님의 행적과 사상과 신앙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예수님의 활동은 순전한 정신운동임을 간파했지만 <최대의 오판>을 내리고 말았다. 여튼 조작의 제물이 된 군중의 압력과 자신의 입신 출세에 직결되는 정치적 입장이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지르게 했을 것이다. ▲요즘 국내외에선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기소된 3.1절 기도회 사건 공판에 대해 관심이 높다. 지금 교회 곳곳에선 <이 사건이 앞으로 공정한 재판에 의해 다루어질 것을>기도드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사건에 관련된 신부들과 교회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민 모두를 위해서 하느님 정의의 빛이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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