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의 어머니시요, 교회의 어머니시며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여! 당신의 밤은 깊어만 갑니다.
저는 당신께 어딘지 모르게 꺼리낌이 생겨 작은 선물(로사리오의 기도)의 마음이 끊어질 듯한 어설픈 자세를 참을 수 없어 가끔 울먹이곤 합니다.
다만 어머니께서는 빛과 암흑의 두 가지로 시작되어 암흑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하늘의 섭리에 하느님의 각별한 선택으로 은총을 충만히 받으시어 티없고 지극히 깨끗하며 지극히 사랑하올 우리의 어머니가 되신 그 섭리를 여쭈어 보는 듯, 정겨운 밤의 속삭임은 지금도 흐르고 있습니다.
한 조각 높은 하늘 속에 헤아릴 수 없이 되풀이되는 우주 만물의 동작들은 하나하나 우리들의 가슴 속에 비쳐지고 있습니다.
어머니!
당신 외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만민들을 위해 십자가상에서 누구 하나 위로하는 이 없이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나실 제 모자 함께 울으시니 그 누가 울지 않고 근심하지 않겠습니까? 당신의 고통 또한 인자하신 어머니 가슴을 사무치게 찔렀을 것입니다. 천지의 모후시며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신 자비의 어머니시여!
성난 물결도 세찬 바람도 당신 앞에서는 잠잠해지며 온 천지가 당신을 찬양할 때 가련하게 파선한 죄인이 땅에 엎디어 당신께 전구하는 부르짖음을 들으시어 더럽혀진 우리 영혼들을 당신으로 인하여 결백을 찾게 하시고 약한 중에 무서워 떨며 근심에 우는 이에게 당신의 자애로우심으로 용기를 주십시오.
계절의 바뀜을 재차 인식하면서 기도로써 당신의 행복을 간구하며 저희들의 기도를 기다리시면서 나날이 보내시는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자녀가 제 갈 길을 잃어버리는 현실에 발을 딛게 되는 우리를 항시 같은 마음으로 보호하실 어머니!
천주의 자녀는 천주님과 교회의 발전을 위하여 얼마나 노력해야 하며 하늘나라로 향하는 마음의 미는 어떻게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새삼 어머니께 여쭈어 보는 바입니다.
너그럽고 자애로우시며 어지신 어머니 성모 마리아시여!
오늘 저의 이 글을 받고 기쁨의 밝은 미소가 어머니의 얼굴에 메아리 칠 때면 보잘 것 없는 처지에 있는 저희들도 많은 기도의 대화를 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를 천상에서 영원토록 사랑과 자비와 행복으로 영원히 모실 것을 굳게 다짐할 때 당신의 이 밤은 고요히 깊어만 갑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