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식마저 느끼지 못하고 출발한 생할이 본능과 이성의 호흡을 맞추며 살다 태고의 순수했던 한 줌으로 돌아가는 것이 삶인가 한다. 대부분의 아니 모든 사람들이 평생을 사는 동안 하나 같이 애늙은이만은 되지 않으려는 심산으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온갖 노력은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함과 동시에 시작되어 과학만능시대인 오늘에 이르렀고 또 인류가 우주상에 존재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인간에게 죽음이 주어진이상 궁극적인 목표도 그 앞에 가서는 모두 무력해지고 또 그 길이 자연스럽다면 이러한 노력을 한다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달리고 있는 기차를 사람의 의지로만 어찌 할 수 없듯 삶이란 길도 의지와는 하등 무관하게 펼쳐진다고 볼 수만은 없다. 타인의 인생이 아니면서 자기의 뜻대로 살지 못할 때 자기만의 인생임을 절실히 느끼기 마련이다.
아무리 주관이 확고하고 자아가 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힘에 끌려다니며 살아가고 있듯 애늙은이가 되지 않으려는 노력역시 그런가 보다. 자연의 인과율을 초월할 수 없는 한 우리들의 그러한 노력은 단지 선후의 차이를 가져올 뿐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많은 노력을 하는가 보다. 여기서 잠시 또 생각해 보자.
육체적으로 애늙은이가 되지 않으려고 숱한 노력을 하고 또 조금만 예전과 다르다고 생각되면 깜짝 놀라『아이 어쩌나』하고 걱정을 하면서도 정신적으로 애늙은이가 되어가고 있는 데에는 왠일인지 감각이 무딘 것만 같다.
우리의 생활 주변을 볼 때 의식주를 마련하고 가꿈에 있어 특히 자신의 맵시를 돌보는 데 있어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쏟는 이들을 볼 수 있지 않는가? 물론 그러한 외적 성장 뒤에는 희미하나마 내적인 성장이 자리잡고 있겠지만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외적인 문제인 듯 온갖 심혈을 경주하고 있지 않는가?
인간에게 잠재돼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생각해 보자.잠재된 가능성이 구체화되어진 것 중의 하나가『애늙은이만은 되지 말자』라는 노력일 것이리라. 가능성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구태여 애늙은이가 되지 않으려고 태고적부터 오늘까지 온갖 노력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능성이 주어졌기 때문에 노력을 한 것이겠고 또한 그런 노력을 할 필요가 사람들을 평생 즐거운 기다림보다 나은 행복에로 희망을 걸게 했을 것이다.
쿠노우 핏샤는『나의 생활은 자유문제에서 구제의 문제로 그 촛점을 이어야 했던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여기서 구제의 문제 속에는 바로 우리들의 애늙은이가 되지 않으려는 노력의 가능성이 포함된 것이라 하겠다.
그러한 노격은 외면적인 혹은 정신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겠다. 두 부분에 똑같이 힘을 기울여 나가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그래도 엄밀히 저울질하여 비중을 정하기로 한다. 전자보다는 후자에 관심이 크리라 생각한다.
자신에게 충실한 생활을 하는 것이 곧 진리에로 나가는 길이리라. 자기 자신을 근본적으로 살리는 힘이 없는 진리는 나와 무슨 관련이 있겠는가? 외면적으로 애늙은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함은 물론이요 내면적으로도 경계하고 노력하는 길이 진리에 가까운 길이라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하늘에서 이룸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실현되는 날 오염된 세상이 정화될 때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될 때 우리 또한 애늙은이가 되지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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