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로부터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의도하신 바와는 달리 우리는 너무 많이 그분을 잊고 살고 있다.
주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하루 중에 불과 몇 분 아니면 몇 시간밖에 마련하지 못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주님을 찾고 하루를 맞는 저녁에 그분을 확인하고 감사로이 잠들고 싶다. 그리고 평안의 눈 뜸 속에서 오늘은 좀 더 하늘에 가까이 다가간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나는 내 안에 함께 계시는 주님을 알기에는 너무나 미약하다. 좀 더 주님을 알고 싶다. 내 생활을 온전히 그분께 바치고 싶다.
회사의 근무가 나를 잡고 있고 딱딱한 기숙사 규칙이 나를 구속하고 있다.
나는 교회와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런데 이 나의 목 마름을 채워주는 유일한 벗이「가톨릭 시보」이다.
일치된 우리 교회의 메가폰인 시보를 받아 들 때마다 그리스도 왕국의 한 백성임을 재인식하게 된다.
시보를 통하여 교회의 사목 방침과 새로운 복음을 들을 수 있고 우리 신앙생활을 리드해 주시는 신부님들의 인격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시보를 읽어 갈 때이다.
어느 날 한 친구가 기숙사 우편물 함에서 배달되어 있는「가톨릭시보」를 보고 나에게 말했다.
『난 네가 그냥 주일날 교회에 나가는 평범한 신자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구나』
그러면 이 친구가 내게 독실한 신자라고 칭찬(?)을 할 때 평소 아무 모범도 보이지 못하는 자신을 내심 몹씨 부끄러워 했으나 사람들은 교회 보급물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으로 우리가 얼마나 교회와 가까이 있는가 하는 것을 판단하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신자들은 모두 하나의 새로운 하느님 나라의 시민이다. 성실하고 선량한 시민이 되기 위해선 항상 우리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를 이해하고 참여하고 새 소식을 듣고 우리가 해야 할 바를 계시 받아 시민의 본분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반성해서 현 사회의 정성에 둔하지 않으려는 그 열의를 교회로 좀 돌려야겠다.
시보는 또 많은 유익한 종교 출판물을 소개해 주고 있다.
교회에서 간행되는 많은 서적을 통하여 난 항상 하느님의 말씀을 흠뻑 듣고 나 자신을 정화시켜 가고 있다.
단 한마디의 진실한 소리 우리 영혼의 목 마름을 채워주는 소리가 그 모든 교회 서적엔 언제나 풍성히 담겨 있다.
맛들일수록 더 먹고 싶은 종교 서적의 깊은 감명은 이제 나를 일반사회의 저서로부터 점차 떼어놓고 있다.
내가 교회의 매스콤을 통해 하느님의 메시지를 듣는 시간이 내겐 은총의 때이며 또한 그분과 화해해 갈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교회가 언제나 내 안에 자리하게 해주는 이 사랑의 손길을 난 주님께 깊이 감사드리고 있다.
주님! 우리가 모두 당신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당신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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