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수녀님!
기억하세요?
수녀님과 저의 첫 만남을….
제가 수녀님이 소속된 까리따스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수도성소를 불태우고 있노라고 말씀드렸더니 무척 반가와 하시면서 많은 지도와 사랑을 제게 듬뿍 주시던 그때를…. 제가 항상 수녀님께 사랑만 받고 자라던 만남이 벌써 2년이 되었나 봐요. 수녀님의 사랑으로 이세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처럼 저도 저의 십자가를 짊어진 채 조심스레 첫발을 내딛고 있어요. 시간의 흐름과 공간 속에서 제 자신을 찾으려고 애쓸 때 수녀님은 얼마나 많은 도움과 격려로 위로해 주셨는지. 감사해도 모자라는 시간을 기도로써 대신하렵니다.
수녀님! 말없이 고이 보내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 했던가요. 하지만 전 자꾸 붙잡고 싶어져요. 하느님의 더 큰 사랑과 선교 사업을 위해 떠나시는 수녀님께 왜 이다지 관대하지 못한 마음으로 투정만 할까요. 모자라는 사랑만 가졌는가 봐요. 그동안 인간적인 것에 너무 집착하고 마음을 쏟았으며 진실한 사랑을 했다기보다는 의무적인 사명감에서 나온 사람에 더 충실했던 마리안나였기에 더 그럴까요.
수녀님! 이제 저도 수녀님께 받은 사랑을 다른 분들에게 되돌려 드릴께요. 수녀님께서 베풀어주셨던 희생의 사랑으로요. 수녀님께서 선교사로서 파푸아 뉴기니아에 가신다는 말씀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고통 받는 사람이 있을 때 그 고통을 같이 나누어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 참사랑이라고 항상 강조하셨던 수녀님. 하느님의 더 큰 영광과 사랑을 위하여 항상 주님과 함께 하시는 수녀님께 주님사랑 듬뿍 내려주시길 간절히 두 손 모아기도 할께요.
파푸아 뉴기니아애 가시면 얼굴과 손이 까맣게 변할 것 같다던 농담 섞인 말씀이 생각나요. 사랑으로 타버린 듯한 검은색, 그것은 분명 희생의 옷이라구요. 마음으로 활활 타다 못해 이제는 외모에까지 선교지에서 검게 태우실 수녀님. 그것은 분명 그리스도의 사랑이겠지요.
수녀님! 그간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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