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도 말 기존의 한국 천주교 교세통계표가 지난 4월 20일에 발표되었다. 그 대표적인 통계 수와 전년도와의 비교 수치는 본지 5월 30일자에 간단히 소개된 바 있다. 이제 다시 기본적인 통계 수를 본다면 전체 신자 수가 1백5만2천6백91명이라는 것이다. 이 숫자는 전체 인구의 3.02%에 해당되고 전년도에 비교할 때 4만4백82명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신자 총수의 3.85%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증가 수를 교구별로 본다면 대전교구에서는 1천1백23명 천주교구에서는 2천8백12명 광주대교구에서는 1천2백28명이 감소되고 있다. 나머지 11개 교구를 보면 교구 신자 총수에 비해 서울 6.35% 춘천 8.02% 인천 4.4% 수원 2.8% 원주 2.2% 대구 4.58% 부산 0.23% 마산 3.26% 안동 9.17% 전주 3.61% 제주 3.98%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통계표의 분석은 각 항목별로 그 원인 규명과 근거 파악에 기초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새로운 방향 제시와 대책 수립을 위한 자료가 된다는 것은 상식으로 아는 바 있다. 그러나 오늘까지 매년 전국 통계표가 발표되고 교구별로도 통계표를 작성해 왔지만 별로 통계 자료에 의해서 교구 사목 대책과 전국적 교회 발전을 위한 포교정책이 수립되었다는 것을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일찍 들어본 일이 없으며 공표된 종교사회학적인 사목시책을 본 일이 없다. 고작 있다면 열성 있는 사목자에 따라서 본당별로 간혹 노력하는 사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어떤 교구에서 연중 사목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통계학적이고 종교사회학적인 연구 분석에 입각하였다기보다는 주로 종교 교육과 행정적인 계획의 인상을 넘지 못하고 있는 줄로 알고 있다.
위에서 지적한 신자 증가 수치에 대한 교구별 분석을 간단히 고찰한다면 반성해야 할 것이 많다고 하겠다. 서울대교구의 예만 들어 보자. 서울대 교구는 총신자 수가 27만2천6백 명이고 증가된 수는 1만7천3백26명 즉 6.35%가 늘었다. 춘천은 8.02% 안동은 9.1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음에 비교할 때 한국의 모든 여건이 가장 유리한 서울대교구로서는 증가 수치상 전국 제3위는 되지만 사실상 3위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한국의 일반 현상은 서울 중심의 이주현상인데도 통계표상 서울대교구의 전입자는 7천8백79명이고 전출자는 4천9백40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대전교구에서 1천1백23명 청주교구에서 2천8백12명 광주대교구에서 1천2백28명이 감소되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 전체 5천1백63명은 주로 도시 이민의 현상에 따른 결과가 아닌가 한다.
그 밖에 타교구에서도 타교구 전출이 전입자 수보다 많은 것으로 보아 서울 전입의 신자 수는 그 이상이 되지 않겠나 하는 느낌이다. 절대로 대전ㆍ청주ㆍ광주 세 교구에서 영세자 수가 감소되어서가 아니라고 본다면 분명히 도시 전출이 그 원인이라고 해석된다. 본당의 증가 수를 본다면 5개 본당이 증설되어 전국 제1위에 해당된다. 이 점 역시 서울의 인구 증가, 재정적 우위를 두고 볼 때 가까운 수원교구에 3개 본당이 증가된 데 비하여 활발한 발전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런 점만 보더라도 서울대교구는 보다 분석 연구하여 포교정책이 장기적 안목으로 수립되고 연차적 계획이 확정되어 이에 따른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 간절하다. 서울대교구는 교회법상 동등한 교구의 하나이지만 한국 천주교회로 보아서는 대등한 교구의 하나라고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 있어서는 서울대교구의 발전은 곧 한국 천주교회의 발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점은 모든 이가 다 같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상은 서울대교구를 하나의 예로 든 것뿐이고 수준은 낮더라도 각 교구별로도 같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끝으로 한국 주교회의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한국 교회의 발전은 교구별 발전만이 전체 발전이라고 보는 사고방식을 지양해야 할 줄 안다. 교구별로 해야 할 일도 있겠지만 전국적인 포교 및 사목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줄 안다. 분명 주교회의의 존재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구와 교구 사이에 담장을 높이 쌓아올리고 교구적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면 어떻게 한국 천주교회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동안 주교회의는 수없이 있었고 수 년 전부터는 매년 정기총회가 두 번씩 열리고 있지만 이렇다 할 전국적인 포교정책이나 계획이 수립되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6년 전에 서강대학 사회문제 연구소에 위촉하여 한국 천주교회의 사회학적 연구 진단을 시킨 바 있지만 연구 결과가 미비하다고 활용하지 않은 것도 알고 있다. 막대한 경비와 노력을 기울여 연구한 결과가 그다지도 무가치하였던가 의문스럽다. 시대는 모든 것이 과학화 되어가고 있는 이때에 한국 천주교회는 언제까지나 전근대적인 방법으로 포교할 것인가? 정부는 5개년 계획으로 경제정책을 세워 후진국에서 탈피하여 선진국 대열에 들도록 안간힘을 다 기울이고 있음을 보고 있지 않는가? 왜 한국 주교단은 이러한 과감한 포교 시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일까? 통계표를 한낱 숫자의 집계로 보고 넘길 것이 아니라 이러한 시책을 세우는 데 근본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