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기도문을 잘 살펴보면「우리」라는 말이 여섯 번씩이나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우리」란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각자가〈나〉자신을 바로 안다면「우리」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이 기도문에서「나」라고 표현하지 않으시고 구절마다「우리」라고 표현하신 그 근본 취지를 깊이 음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예수께서는 혈육의 결연보다 신앙의 결연을 더욱 강조하셨고 우위에 놓으셨다.
공동 번역 신약성서(마태오 12장 46~50 마르꼬 3장 31~35 루까 8장 19~21)에 잘 나타나 있듯이 예수께서는 우리들이 신앙으로 결연되는「공동체의 결함」을 너무나도 간절히 바라고 계심을 알 수 있다.
「우리」란 바로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하는 너와 나의 결합일 것이다.
「나」라는 존재에만 집착하여서는「우리」라는 공동체의 정신을 함양할 수 없을 것이고「나」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우리」라는 개인이「우리」라는 전체의 결함을 위해 스스로 참여하고 희생할 때「우리」라는 공동체가 형성되고 성장 발전할 것인데 자신만을 위하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말로만「우리」를 부르짖으면서 주의 기도를 바치는 것 같다. 그리스도 친히 제정하시고 모든 기도 중에서 가장 으뜸 가는 이 기도를 아무 뜻없이 바친다는 것은 깊이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
또한「우리」와「나」를 혼동하지 말아야 하겠다.「우리」란 모든 신자가 하나에 하나를 더하여 둘이 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에 하나를 합하여 하나가 되는 형태의 일치된 신비체의 결합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 모든 형제자매들이 주의 기도를 바칠 때「우리」라는 공동체가 다 같이 순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고 공동체 전체의 구원을 바라는 지향에서 바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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