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도 말 한국 천주교 교세 통계표에 의하면 1년간의 신자 증가 수는 총 4만4백82명이고 한국 천주교 신자 총수는 1백5만2천6백91명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총냉담자 수는 12만9천7백74명으로 전체 신자 수의 12.3%가 냉담하고 있다는 사실로 밝혀졌다. 또한 74년 교세 통계표가 밝힌 11만 9천 6백 72명의 냉담자 수가 75년에는 12만9천7백74명으로 1년 동안의 냉담자 증가 수는 1만1백2명으로 이 숫자는 75년도 1년간의 신자 증가 수 4만4백82명의 30% 가까이나 되는 엄청난 숫자이다.
이와 같이 냉담자가 격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번 본보 제1011호에 게재됐던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산하기구인 이향신자 사목부가 4년 동안 활동했던 보고 내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향신자 사목부가 분석한 내용을 보면 전출자로서 거주 확인자인 3천65명의 신앙 상태는 퍽 열심한 편이 34%, 보통이 21%, 시간이 없어서 교회에 못 나감이 8%, 아주 냉담자가 16%, 기타 21% 등 이향신자 전체의 약 45%가 만족할 만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를 볼 때 교회는 새로운 영세자를 탄생시키는 것과 함께 병행하여 기존의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잘 보존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지도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신자들이 냉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국 천주교회가 이렇다 할 만한 원인 조사를 실시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포교 정책이나 계획을 수립한 사실을 찾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여기서 신빙성 있는 이유를 밝히기는 힘들겠다.
다만 보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냉담하는 사유를 들어본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을 고려하여 볼 수 있겠다.
첫째 영세시에 제대로 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입교한 경우다. 신자들이 어렸을 때 부모나 주위의 권고로 입교하여 맹목적으로 받아들였던 신앙생활을 성인이 되면서 회의를 품기 시작하여 자기 나름대로 속단을 내려 교회와 멀어지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둘째 본당 사제나 수도자 성직자에 대한 여러 가지 갈등으로 인하여 마치 그들이 종교 그 자체인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사제나 수도자의 인간적 측면을 이해하지 못하여 떠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셋째 신자 자신들이 죄를 범한 다음 통회하여 신과의 올바른 위치를 찾지 못하고 전전하면서 자신이 신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여 회피하는 경우와 넷째 새 주거지에 이사하여 관할 본당을 찾지 못했거나 혹은 본당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새로운 공동체에 참여하기가 어색하여 본당에 나가는 것을 보류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다섯째 외인과 결혼하여 혼배 조당자가 됐거나 시집 식구나 배우자의 반대로 신앙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사례와 여섯째 경제적 빈곤이나 시간적 여유 또는 사제의 강론이 너무 불충분하다든가 교회 내에서 경제적 문제를 자주 거론한다든가 등 지엽적인 여러 가지 문제들도 이야기할 수 있겠다.
그러면 이 같은 문제를 놓고 분석할 때 해결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겠는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방안을 강구하여야 될 것으로 믿는다. 그 첫째는 교히 자체 내에서 사목 방법상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길이요 둘째는 신자 자신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교회 내의 해결 방안으로서는 예비자들에게 교리를 충분하게 지도하여 교리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며 사제는 신자들을 수시고 방문하여 신자들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어 그들이 올바르게 신앙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관할 신자가 이주하면 이향신자 사목부에 통보하여 새로 이주한 곳에서도 종전과 같이 변함 없이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냉담상태에 있는 신자들에게는 교회 내의 단체활동을 통해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미신자들과도 유대를 갖고 신앙생활을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주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둘째 신자 자신들의 해결 방안으로는 먼저 주님의 자녀로서 바른 위치를 회복하기 위해 진정한 통회가 앞서야 하고 본당 사제와 대화를 나누어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또한 종교적인 여러 가지 서적을 읽어 급변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정신적인 양식을 섭취하여 올바른 신앙을 유지하도록 힘써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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